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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사장 분투기 – 자영업의 상생 불가를 만든 구조적 모순

May 11, 2015

골목사장 분투기 – 자영업의 상생 불가를 만든 구조적 모순


 
많은 사람들의 꿈은 건물 주인이다. 회사에 나가지 않고 자기가 좋아하는 일만 하면서 임대료만으로 먹고 살 수 있다면… 생각만 해도 흐뭇하고 절로 미소가 난다. 그리고 이게 굉장히 헛된 망상이라는 것을 너무나 빨리 깨닫고, 그나마 현실적인 꿈을 다시 그리는데 그게 바로 카페 주인이다. 건물 주인만큼 보편적인(?) 꿈은 아니지만, 한 번쯤은 자기가 꾸며놓은 공간에 사람들이 편안하게 즐기다 가는 상상은 해봤을 것이다. 그리고 나도 그 중 한 명이다. 아직도 유효하고.
 
이런 상상에 현실이라는 찬물을 끼얹는 책이 있으니, 바로 『골목사장 분투기』 다. 저자는 파생상품 트레이더로 억대 연봉을 받다가 카페 주인이 됐고, 운영하고 있는 카페는 소셜 카페라는 특성으로 문을 닫지 않고 명맥을 이어가고는 있지만, 자본주의의 계산법으로는 사실상 망한 것과 다름없다고 한다.
 
저자는 자영업의 폐업 비중이 매우 높은 원인을 사회 구조에서 찾고 있다. 나도 이에 동의한다.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 중장년층이 손쉽게 할만한 업종이 음식점이나 카페에 집중된다는 점 (특히, 카페), 자영업자의 수가 지나치게 많다는 점, 권리금을 비롯한 건물주에게 유리한 제도 등이 그렇다. 내가 역삼동 오피스텔에 산지 2년이 조금 넘었는데, 1층에 있던 가게는 1개를 빼고 다 바뀌었다. (가게는 4개가 있음) 심지어 두 번 바뀐 가게도 있다. 임대료가 꽤 비쌀 것 같은 GFC에는 최근 3개월 정도 동안 가게가 6개 이상 바뀌었고, 2년 반 동안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그런데 문제는 가게가 문을 닫자마자 새로운 가게가 들어선다. (GFC의 가게들은 직영일 가능성이 높겠지만, 여하튼) 그만큼 자영업의 수요는 매우 높다.
 
자영업의 수요는 계속해서 높아질 것이고, 구조적인 문제는 쉽게 고쳐지지 않을 것이다. 결국 해결의 키워드는 ‘상생’인데, 친 대기업, 건물주 정책이 하루 아침에 바뀔리는 없으니 구조적인 문제가 근시일내에 해결될 것 같지는 않다.
 
결국, 자구책을 만드는 수 밖에 없다. 카페는 커피 맛이 아닌 공간으로 승부하는 업종이 됐으니, 크고 작은 행사를 통해 고객을 모으는 것이 중요해졌다. 주로 홍대 근처에 몰려 있긴 하지만 땡스북스북바이북 등 저자의 강연회나 전시회 등을 주기적으로 실시하는 곳이 많다. 이렇게 본래의 상품 (커피, 디저트)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고객을 모으는 마케팅이 여느 때보다 중요해진 시기라고 본다. 네이버는 얄미울 정도로 참 잘 한다는 생각이 드는데, 최근에는 모두라는 누구나 쉽게 모바일 웹페이지를 만들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며 소상공인이 쉽게 홍보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줬다. 나도 언젠가 내 공간을 마련해보고 싶어하는 한 사람으로서, 소상공인의 상생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어떤 서비스가 없을까 고민하게 된다. 당장의 창업비용은 없는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방법 중 하나이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