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udoReview: iPhone 5s

October 25, 2013

KudoReview: iPhone 5s

Update 1 (2013.10.25 18:15): 아이폰 4, 4s, 5, 5s의 벤치마크 결과 추가.

Update 2 (2013.11.2 11:35): 터치 ID 관련 오류 수정.

과거에서 미래를 만나다.

애플이 아이폰에 쓰는 전략은 전형적 틱톡 전략이다. 한 해에는 완전히 새로운 디자인을 내놓고, 그 다음 해에는 그 디자인에서 하드웨어 사양을 발전시킨 ‘s’ 버전을 내놓는다. 3G -> 3Gs -> 4 -> 4s -> 5에 이르는 지금까지의 전략이 그러했다. 사람들은 그래서 s 버전의 아이폰에는 그렇게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 그러나 고백을 하자면, 나는 s 버전을 더 좋아한다. 보통 완전히 재디자인한 세대는 다양한 하드웨어 결함에 시달린다. 아이폰 4의 안테나게이트 + 카메라 푸른 멍 현상이 그러했다. 하지만 s 버전은 같은 디자인을 다듬었기 때문에 완성도가 훨씬 높다.

올해도 5s가 나온다고 했을 때, 기대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5의 디자인에 약간의 하드웨어 향상을 한 버전이겠거니 했다. 혁신이 없다고 까댈 한국 기자들의 기사도 눈에 선했다. 그런데 5s의 모토인 “한발 앞선 생각”답게, 5s는 지금까지 과거의 굴레에 어느정도 갇혀 있던 ‘s’ 아이폰의 운명을 벗어나, 미래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디자인

아이폰 5s에는 작년에 흠집 문제를 일으켰던 블랙 & 슬레이트 대신 스페이스 그레이를 투입했고, 거기에 골드를 추가했다.

아이폰 5s의 디자인은 예상했듯이 아이폰 5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아이폰 5에서 처음 데뷔한 4인치 레티나 디스플레이와 알루미늄 유니바디 구조를 중심으로 세라믹 유리가 섞인 이중 구조 또한 똑같다. 길이, 너비, 두께, 그리고 무게까지 전부 똑같다. 아이폰 5에서 쓰던 케이스도 대부분 5s에 문제없이 맞는다. (역으로 5s 전용으로 나온 케이스더라도 5와도 호환된다.)

그러나 3G와 3Gs(iPhone 음각이 빛난다), 혹은 4와 4s(스테인리스 안테나의 틈 구조가 약간 다르다)처럼 구분하는 것이 많이 어렵지는 않다. 5와 5s를 구분짓는 가장 큰 것은 바로 피니시다. 블랙 & 슬레이트가 스페이스 그레이로 바뀌고, 골드가 추가됐기 때문이다. 스페이스 그레이 피니시는 기존 블랙 & 슬레이트보다 알루미늄 부분이 약간 더 옅은 편이다. 이는 작년에 하도 칠이 벗겨지는 문제 때문에 논란이 됐던 부분을 해결하려한 듯하다. 그런데 이 색상 또한 비추는 빛에 따라 조금씩 다른 은은한 반사를 보내는 것이 꽤나 중후한 멋을 보여준다는 생각이 든다.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하는 골드.
실제로는 저만큼 진하지 않다.

하지만 무엇보다 많은 소비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것이 바로 골드이다. 처음에 골드가 나온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얼마나 촌스러울까라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다. 결과적으로는 샴페인에 가까운 색상이라 은은하다. 여전히 나라면 꽤 튈 것 같아서 못 들고 다니겠지만, (그래서 스페이스 그레이를 쓴다) 꽤나 잘 나온 것은 사실이다. 전세계 판매 현황을 봐도 골드 색상이 제일 먼저 품절되는 걸 보면 이번에 색 뽑기가 잘 되지 않았나 싶다.

5s는 홈 버튼 또한 바뀌었다. 바로 터치 ID 센서를 탑재하기 위한 변화인데, 아이폰의 아이콘 격이라 할 수 있는 홈 버튼 디자인 또한 사라졌다. 새로운 홈 버튼의 클릭감은 이전부터 훨씬 더 쫀득한 느낌이 들었다. 확실한 클릭의 딸각거리는 느낌이 더 확실히 느껴진다.

아이폰 5s가 5에서 디자인이 거의 변경이 되지 않았지만, 여전히 최근 나오는 스마트폰 중 독특한 디자인을 가진 것은 사실이다. 아직까지 스마트폰 중에서 이렇게 디테일에 집착하는 제품은 보지 못했다. 게다가 이따금씩 케이스 없이 사용하는데도 5의 블랙 & 슬레이트처럼 칠이 벗겨지지 않는 것은 환영할 만한 변화라고 생각된다. (이걸 왜 이리 일찍 판단하냐고? 아이폰 5같은 경우는 막 박스 열었을 때 이미 흠집이 난 경우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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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직접 링크 (Flickr)

화면

아이폰 5s의 4인치 레티나 디스플레이는 5의 그것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다. 640×1136 해상도에 인치당 326픽셀. 2010년에 아이폰 4로 해낸 화소 밀도를 그대로 쓰고 있는 셈이다. 경쟁 제품들은 이미 인치당 400픽셀 대로 옮겨가는 분위기이지만, 아이폰은 앱 해상도의 일관성을 위해 폭이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이 화면이 화질이 안 좋은 것도 아니다. 아이폰 5s 화면의 색감은 내가 여태껏 본 화면 중 제일 균형을 잘 맞춘 느낌이다. 4보다 채도를 높였지만, sRGB에 맞추면서 삼성 갤럭시 시리즈의 슈퍼 AMOLED만큼의 과도한 채도는 피했다. (물론 이건 개인의 취향이겠지만, 난 너무 채도가 과하다고 생각한다.) 밝기 또한 햇빛 아래에서 문제없이 볼 수 있을 정도로 밝았다. 크기 문제는 모두의 개인의 취향이니 언급은 않겠다. 미국의 언론들이 단점에 “화면이 작다”라고 쓰는 것도 솔직히 에러라고 생각한다. 각자의 개인의 취향을 무시하는 처사가 아닌가. (내가 스마트폰들의 화면이 커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이런 말을 하는 게 아니다.)

내가 적응이 안 됐던 것 한 가지는 아이폰 5s 화면의 터치 타깃이다. 아무래도 4/4s 때와는 좀 다르게 세팅이 되어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분명 탭을 했는데 엉뚱한 게 탭되지를 않나. (…)

 터치 ID

터치 ID는 지문인식의 재조명이자 재발명이다.

터치 ID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해 할 말이 있다. 지문인식 기능은 애플이 최초가 아니다. 분명 다른 스마트폰에도 들어갔었다. 먼 옛날 모토로라 아트릭스라던가, 최근에는 베가 LTE-A라던가. 하지만 첫 번째 아이폰을 통해 애플이 스마트폰을 재발명했듯이, 터치 ID 또한 지문 인식 기능에 대한 인식을 재발명해냈다고 말할 수 있다.

위에 적었듯이, 터치 ID를 위해 애플은 6년동안 바꾸지 않았던 홈 버튼을 다시 만들었다. 버튼 부는 사파이어 크리스탈로 만들었고, 주변에는 스틸로 만든 링을 배치했다. 이는 외관상의 이유도 있지만, 손가락을 댈 때 손에서 나오는 전기 신호를 인식해 터치 ID 센서를 깨우는 역할을 한다. 버튼의 외관 아래에는 터치 ID 센서가 있어 인치당 500픽셀의 해상도로 지문을 읽어낸다. 이렇게 읽은 지문은 A7 프로세서의 비밀 공간에 저장된 데이터와 비교가 된다. (지문 데이터는 어떠한 경우에도 외부로 나가지 않고, A7 내부에만 저장된다. 따라서 만약에 iOS를 갈아엎었다면 지문을 다시 등록해야 한다.)

예시가 좀 이상하긴 한데, 이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

지문을 등록하는 법은 간단하다. 먼저, 여느 iOS 기기와 마찬가지로 비밀번호를 만들어야 한다. 지문이 계속해서 인식되지 않을 경우에 대비한 백업이다. (3번 이상 제대로 인식되지 않으면 무조건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한다. 3번 이상 인식이 안되면 암호 입력 창이 뜨긴 하나, 거기서 두 번을 더 시도해볼 수 있다.) 아이폰을 재시작하거나, 48시간동안 아이폰의 잠금을 해제하지 않았을 때에도 비밀번호를 물어본다. 비밀번호를 만들면 지문 등록을 할 수 있는 화면이 뜨는데, 먼저 중앙부를 계속해서 홈 버튼에 대서 읽게 한다. 그 다음은 주변부를 등록하면 지문 등록이 완료된다. 지문은 최대 5개까지 등록할 수 있다. 그리고 터치 ID를 쓰면 쓸수록 데이터가 더 많이 모아져 인식 능력이 더욱 향상된다.

그럼 실제로 터치 ID를 써보면 어떨까? 일단 엄청나게 빠르다. 정말 빠른 경우 홈 버튼을 누르고 손가락을 그대로 버튼 위에 두고 있으면 잠금 화면이 완전히 다 뜨기도 전에 먼저 터치 ID가 인식을 해 잠금을 풀어버린다. 애플은 비밀번호 입력이 귀찮아서 iOS의 보안 기능을 켜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 터치 ID를 고안했다고 밝혔는데, 이건 비밀번호 입력은 고사하고 그냥 전통적 ‘밀어서 잠금해제’ 동작을 하는 것보다도 더 빠르게 풀린다. 내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너무 빨리 풀리는 경향이 있기도 하다. 나는 그냥 잠금 화면만 보려고 홈 버튼을 눌렀는데 순식간에 아이폰의 잠금이 해제된다고 생각해보라. (실제로 몇 번 일어난 일이다.) 약간의 속도 조절이 필요한 부분이다.

터치 ID는 아이튠즈 스토어나 앱 스토어에서 컨텐츠를 구매할 때도 이용할 수 있는데, 이는 맨 처음에는 역시 스토어 계정의 비밀번호를 요구한다. 애플은 보안상의 이유로 써드 파티 앱에는 터치 ID의 활용을 제한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일단 이 문제를 풀고 API가 개방된다면, 터치 ID의 활용도는 무궁무진하지 않을까 싶다. 상상하기도 힘들 정도로 말이다.

위에도 언급했듯이, 전에도 지문 인식 기능을 넣은 스마트폰은 있었다. 하지만 애플은 좋지만 쓰기 어색하고, 버벅였던 기능을 훨씬 빠르고 매일매일 쓸 수 있는 기능으로 환골탈태시켰다. 이는 iOS 3의 복사-붙여넣기 UI 처럼 애플의 강점이다. 기능을 만들어내지는 못하더라도, 그 기능을 재발명하는 것 말이다.

A7

애플은 아이폰 5s에 새로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인 A7을 탑재했다. 일단 국내 언론들이 으레 그렇듯 숫자로만 A7을 얘기해보자면 듀얼 코어에 1.3GHz로, 아주 대단해보이지는 않는다. A6와 동일한 클럭과 코어 수다. 가용 메모리도 1GB밖에 안된다.

하지만 정말 대단한 것은, A7이 모바일 프로세서 최초의 64비트 프로세서라는 것이다. 이는 A7이 ARM의 새로운 ARMv8 명령어 집합 디자인을 기반으로 애플이 커스텀 설계를 한 프로세서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ARMv8은 64비트를 최초로 지원하는 명령어 집합이다.) 애플이 A7이 64비트 프로세서라는 것을 밝힌 순간, 모바일 업계 중역들 뿐만 아니라 인터넷에서도 많은 설전이 오갔다.

하지만 결국 이 말들이 무엇을 의미하는가? 아이폰 5s는 빠르다. 사실상 뭘 던지던 즉각적으로 반응하고 일을 끝낸다. 아이폰 4에서 불러오는데 1분 이상이 걸렸던 포스퀘어 앱이나 페이스북 앱도 단 5초면 된다. 사실 이러한 일상적인 작업은 아이폰 5와는 그다지 많은 차이가 나지는 않는다. 하지만, 무거운 작업에서는 상황이 달라진다. 리얼 레이싱 3같은 원래 아이폰 5를 위해 최적화된 게임도 5s에서 눈에 띄게 더 빠르다. 불러오는 속도도 무지하게 빠르며, (유일하게 속도가 내려갈 때는 인터넷이 느려서였을 뿐이었다) 프레임 속도의 저하도 거의 없었다. 물론 이는 A7의 연산 능력도 있지만, 같이 탑재된 코어 네 개짜리의 그래픽 프로세서의 처리 능력의 덕도 크다.

Geekbench 3에서 돌린 iOS 7 지원 아이폰 4종의 성능 벤치마크 결과.
(아이폰 4s와 아이폰 5의 결과를 제공해주신 @primeboy님과 @niceb5y님께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성능 차이를 차트로 보면 대략 이렇다.

다른 곳에서 테스트한 자료를 보면, A7은 웬만한 쿼드 코어짜리 안드로이드 스마트폰보다도 더 빠르다. A6를 탑재한 아이폰 5보다 정직하게 두 배 더 빠르고, 스냅드래곤 600은 간단히 제치고, 그래픽 부분을 제외하고는 최신 스냅드래곤 800보다도 빠르다. 참고로 내 예전 아이폰인 아이폰 4보다는 자체 벤치마크 결과 싱글 코어 테스트에서 약 7배, 멀티 코어 테스트에서 약 12배 정도 더 빠르다.

물론 이러한 속도 향상의 이유가 64비트라기 보다는 ARMv8 명령어 집합을 사용하였기 때문이라고 말하시는 분들도 많다. 뭐 ARMv8의 성능 향상과 64비트는 상호적이니 그게 그거라 치자. (최소한 내가 이해한 바로는 그렇다.) 어차피 우리같은(?) 일반인들에게는 아무리 설명해줘도 이해하기가 힘든 부분이 많으니까. (나도 이 리뷰 쓰면서 A7에 대한 기사를 뒤적거려봤지만 이해하기가 쉽지는 않았다.) 또한 64비트가 제대로 성능 개선 효과를 보려면 가용 메모리가 최소 4GB는 되어야 한다는데, 아직 스마트폰에서 최대로 우겨넣은 메모리 용량이 3GB에 불과한 마당에 이는 현재 중요한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사실 이 정도 양의 메모리를 돌리는 것 자체가 전력소모가 큰 지라 넣기가 힘든 게 사실이다. 노트 3도 3,200mAh나 되는 용량의 배터리이니 넣을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물론 64비트라서 모든 게 장점인 것만은 아니다. 무엇보다 앱들의 호환성이 약간, 아주 약간 떨어졌다. 어느 조사 기관에서 조사한 바로는, 아이폰 5s에서의 써드파티 앱 크래시 비율이 아이폰 5, 5c보다 두 배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몇 %냐고? 2% vs 1%…) 내가 쓰는 경우에도 앱을 잘 쓰다가 갑자기 리스프링(완전한 재부팅은 아니지만, 갑자기 애플 로고가 나타나면서 시스템을 다시 불러오는 현상)이 되는 경우가 이따금씩 있었고, 블루 스크린이 갑자기 뜨면서 폰이 꺼지는 경우도 한 번 있었다. 이는 아직 앱 스토어의 대부분의 써드 파티 앱이 32비트로 돌아가서 iOS 7에서 32비트 구동 모드로 돌리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것 같은데, 이 과정이 이따금씩 삐그덕거리는 경우가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애플은 iOS 7.0.3 업데이트에서 해당 문제를 고쳤다고 하지만, 실제로 고쳤는 지는 좀 더 지켜봐야할 것 같다.

애플은 A7을 통해 iOS 플랫폼을 64비트로 이주하려 하고 있다. 이미 iOS 7의 시스템과 자체 내장 앱은 모두 64비트로 이주를 마친 상태이며, 개발자들에게도 iOS 및 OS X 개발 툴인 엑스코드에 64비트 개발 툴을 내장하는 등 64비트용 앱 개발을 장려하고 있다.

내년에는 본격적으로 안드로이드 진영도 64비트 스마트폰을 내놓을 것이다. 이미 삼성이 내년에 나올 갤럭시 S5에 64비트 프로세서를 넣을 거라는 전망이 우세하고, 퀄컴도 CMO가 A7에 대해 한 발언을 회사 차원에서 철회할 정도로 64비트는 확실히 멀지 않은 미래다. 스펙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는 애플이 64비트를 대대적으로 광고하는 것이 과장 광고던 뭐던 간에, A7은 모바일 프로세서의 미래를 보여준다.

M7

아이폰 5s에 들어간 M7 프로세서는 동작 쪽을 담당하는 보조 프로세서다. 예전 아이폰같은 경우 자이로스코프, 가속도계, 자기 센서 등의 센서 관리를 메인 프로세서가 담당했다. 그러다보니 피트니스 앱 등에서 백그라운드 상태에서 이러한 센서들이 사용되면 메인 프로세서가 일어나게 돼 배터리를 잡아먹게 된다.

M7 프로세서는 이러한 현상에 대한 답이다. M7은 자이로스코프나 가속도계 등의 센서를 관리한다. 예를 들어 피트니스 앱이 사용자의 주행거리(정확히 말하면, 사용자의 아이폰의 움직인 거리)를 추적을 하고 있을 때, 앱은 M7에 관련 데이터를 캐싱해줄 것을 요청한다. 그러면 M7이 자이로스코프나 자기 센서를 관리하면서 데이터를 캐싱한다. 그리고 사용자가 관련 앱을 켤 때, 앱이 M7에게서 요청한 데이터를 받아오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A7이 켜져 있을 필요가 없으니 배터리를 절약하게 된다.

M7은 iOS의 시스템에도 몇 가지 이로운 점을 가져온다. 예를 들어, 지도 앱으로 길안내를 할 때 M7으로 사용자의 속도를 감지해 자동차 길안내 모드에서 도보 길안내 모드로 바꾼다. 그럼 뭐해 지도 자체가 쓸모없는데 또한 아이폰이 움직이는 것을 감지해 주변의 와이파이 네트워크를 찾는 것을 그만둘 수도 있다. 써드 파티 앱 개발자들은 이미 발빠르게 M7에 대응하고 있는데, 이를 이용해 어떤 앱이 나올 지 또 기대가 된다.

센서 얘기가 나온 김에, 아이폰 5s의 센서게이트를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가 없다. 주요 골자는 자이로스코프 등의 센서가 조금씩 오차가 나는 것인데, 내 5s에도 같은 증상을 발견하였다. 분명이 평지에 놨는데, 자이로스코프가 0도가 아닌 것이다. 또한, 내가 개인적으로 즐겨하는 게임인 리얼 레이싱 3를 할 때에도 오차가 발생해 스티어링 휠이 자꾸 왼쪽으로 쏠린다. 일단 리얼 레이싱 3에는 자이로스코프 보정 기능이 있어 평지에 올려두고 이를 실행하면 된다고 하지만, 이는 임시적인 해결책에 불과하다. 이러한 버그는 애플이 소프트웨어로 (땜빵식이지만) 강제 보정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이에 대응하는 업데이트가 나오리라 본다. 이러한 사항들은 애플이 iOS 7.0.3 업데이트에서 수정했는데, 이제는 평지에서 수평이 맞춰지고, 리얼 레이싱 3에서 쏠리는 현상도 사라졌다.

카메라

애플이 아이폰 5s에서 광고를 가장 많이 하는 기능 두 가지가 바로 위에 말한 터치 ID와 카메라다. 터치 ID야 새로운 것이니까 그렇다 치고, 카메라는 왜 그럴까?

일단 화소수는 800만 화소 그대로다. 하지만 아이폰 5s의 카메라 센서 자체가 아이폰 5보다 15% 커졌다. 그러다보니 각각의 화소의 크기가 아이폰 5의 센서보다 커져 그만큼 빛을 더 많이 받아들인다. 렌즈의 조리개도 F2.2로 커져 빛을 더 많이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러다보니 4를 썼던 입장에서는 엄청난 발전을 보인다. 무엇보다 채도가 크게 향상되어 화사한 사진을 뽑아주고, 웬만한 저조도에서도 꽤나 괜찮은 사진을 뽑아준다. 다만 선예도가 다소 떨어지는 모습은 아쉬웠다. 가끔씩은 아이폰에서 사진을 확인할 때 ‘좀 흐린데?’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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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직접 링크 (Flickr)
A7 프로세서 또한 카메라에 많은 공헌을 한다. 이미지 처리 속도가 훨씬 빨라졌기 때문이다. 낮은 광량에서 사진을 찍을 때 순식간에 네 장의 사진을 찍고 이를 분석해 가장 선명한 부분을 합친 사진을 만든다던가, 초당 10장의 연사를 찍으면서 사진들을 실시간으로 분류한다던가, 초당 30장을 찍어서 파노라마를 만든다던가 등의 웬만한 DSLR에서도 보기 힘든 화상 처리 능력을 보여준다. (물론 전문가용 카메라의 거대한 해상도를 가지고 놀지 않으니 유리한 점도 있긴 하다.) 이 중에서 특히 소프트웨어적으로 손떨림을 보정하는 것은 놀랍다. 어두운 곳에서 연속적으로 찍는데도 흔들린 결과물이 나오는 일이 없다.

여전히 자연광만하지는 못하더라도, 트루 톤 플래시는 비상상황에서는 쓸만하다.

어두운 곳 이야기를 하니, 트루 톤 플래시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트루 톤 플래시는 두 개의 다른 색의 플래시로 구성되어 있다. 하나는 하얀색, 하나는 노란색인데, A7이 사진을 찍을 때 주변의 색을 측정한 다음, 이 두 색을 조합해 적절한 색 조합을 찾는 방식이다. 색을 측정하는 것은 사실 새로운 것은 아니다. 여러분이 가지고 있는 10만원짜리 똑딱이도 할 줄 아는 것이다. (보통 화이트 밸런스라 부르는 그것이다.) 하지만 플래시 전구를 두 가지의 색으로 나누고 이를 조합하는 방식은 전문가용 카메라에도 없는 기능이다. 물론 웬만하면 플래시를 안 쓰는 게 좋은 것은 여전하다. 하지만, 아이폰 5s의 트루 톤 플래시는 어쩔 수 없이 써야 하는 상황에서 다른 플래시보다는 좀 더 자연스러운 결과물을 보여준다.

또다른 재미있는 기능은 바로 슬로우 모션이다. 먼저 초당 120프레임으로 동영상을 촬영한 다음, 이를 사진 앱에서 편집해줄 수 있다. 꽤나 재밌는 기능인데, 아쉬운 점은 아이폰 내에서만 편집이 가능하고, 아이폰에서 컴퓨터로 옮기면 설정값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즉, 인코딩이 되지 않는 상태를 유지하는 것 같다. 이를 아이폰 외에서 제대로 보려면 아이폰에서 직접 웹 서비스(유튜브나 비메오)에 올리는 것 뿐이다. 아마 아이무비 등의 다음 업데이트에서 슬로우 모션 편집을 제대로 지원하지 않을까 싶다. (Update: 새 아이무비에서 HFR 모드를 지원한다.)

iOS 7

iOS 7은 지금까지 우리가 생각해왔던 iOS와 완전히 달라보여도, 여전히 우리가 사용하던 iOS 그대로의 모습이다.

iOS 7에 대한 얘기는 따로 준비중인 리뷰에서 해보고자 열심히 따로 쓰고 있다. (원래 그걸 먼저 쓰기 시작했는데, 여차저차하다보니 우선순위가 역전되버렸…) 하지만, iOS 7에서 보이는 변화가 워낙 많으니 여기서도 간단하게 언급을 해보도록 하겠다.

iOS 7의 새로운 기능 중 하나인 제어 센터.

iOS 7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바로 새로운 디자인이다. 조니 아이브와 크레이그 페데리기가 주축이 되어 완전히 갈아엎은 디자인은 이전 iOS까지 디자인 언어로 쓰였던 스큐어모피즘을 없애고 좀 더 플랫하고 화사한 디자인으로 재탄생했다. 시스템의 거의 모든 디자인 요소들을 바꿨다고 보면 된다. 이러한 새로운 모습들이 오랫동안 iOS를 쓰셨던 분들에게 상당히 적응이 안되는 변화이기도 하겠지만, 시스템 내부의 통일성이나 미래에 추가될 기능들을 생각하면 언젠가는 필요했던 리셋이라고 나는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물론 그 리셋을 좀 극한적으로 몰고 간 감은 없지않아 있다.

iOS 7은 또한 다양한 새로운 기능들을 등장시켰다. 어디서든지 각종 시스템 토글과 미디어 제어 등을 할 수 있는 제어 센터, 오늘의 날씨, 일정, 주가 정보 등을 한 번에 보여주는 오늘 뷰를 추가한 알림 센터, 와이파이 디렉트 기술을 활용해 근거리에서 파일을 다른 iOS 기기로 전송해주는 에어드랍, 연도와 찍은 위치 등으로 사진을 재분류해주는 새로운 사진 앱, 쓸어서 촬영 모드를 변경할 수 있는 카메라 앱, 애플의 새로운 인터넷 라디오 서비스인 아이튠즈 라디오 등 수많은 신기능들이 들어가 있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iOS 7은 새로운 디자인을 입히긴 했지만, 곳곳에 기능적으로 여전히 부재하는 부분들이 남아 있다. 하지만, 이는 미래를 위해 남겨둔 것이라고 해두고 싶다. 어차피 디자인 새로 하느라 시간이 오래 걸렸을 터이니…

배터리 성능

아이폰은 배터리 성능으로 유명한 스마트폰은 아니다. 크기 자체가 그다지 크지 않은 데다가, 스티브 잡스의 “사용자가 내부를 뜯게 놔둘 순 없다”라는 고집 때문에 다른 휴대전화가 많이 쓰는 탈착형이 아닌 고정형 배터리를 쓴다. 애플은 착탈형 메커니즘이 없기 때문에 공간활용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는 하나, 글쎄… 최근 아이폰은 화면이 커지는 다른 경쟁 스마트폰에 비해 배터리 성능의 경쟁력은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는 경쟁 스마트폰들이 워낙 크기 때문에 더 큰 배터리를 탑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갤럭시 노트 3의 배터리 용량은 아이폰 5s의 두 배 이상이다. 아무리 화면 크기로 인한 추가적 전력 소모를 감안해도 이를 충분히 상쇄하고도 남을 양이다.) 아이폰은 이를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최적화로 어떻게든 상쇄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 덕에 아이폰 5s의 배터리 성능은 하루 정도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쓸 수 있다. 이 작은 기기에서 그 정도 배터리 성능이 나온다는 게 꽤 놀라울 정도. 특히 유럽에서 테스트를 했을 때 여기저기서 신호가 끊기고 데이터 상태가 바뀌는 상황(실내에만 들어가도 3G가 안 잡히고 에지가 잡히고, 툭하면 신호 끊겨서 다시 연결하고 하면 배터리 소모에 꽤 많은 영향을 끼친다.) 에서도 아이폰 5s는 이 상황을 잘 버텨냈다. 가끔씩 많이 사용할 경우 중간에 충전이 필요했다. 이미 외장 배터리를 챙기고 다니는 나야 익숙한 것이지만, 거대한 안드로이드폰에서 옮겨오는 분들은 익숙하지 않을 수도 있다.

아이폰 5s의 최종 배터리 사용시간은 사용자들의 사용 패턴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많은 성능을 요하는 작업을 많이 안 돌리신다면 나보다 더 오래 쓰실 수도 있을 것이다. 난 아무래도 트위터, 페이스북, 기사, 책, 동영상, 게임 등 여러가지 일을 하니까 배터리가 좀 오래 가지 않을 가능성이 높으니까. 하지만 아이폰 5s의 배터리 성능은 좀 개선이 필요해보인다. 그런데 현재 기기의 크기에서 애플이 배터리 성능 향상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얼마 남지 않은 것 같기도 하다.

전화기

요즘 스마트폰 리뷰들을 보면 이 부분은 의외로 많이 빠트린다. 뭐 그만큼 스마트폰이 전화가 주인 기기가 아닌 게 되버린 것인가 싶기도 하다. 어찌됐던, 아이폰 5s의 전화기로서의 성능은 훌륭하다. 사실 내가 이전에 썼던 아이폰 4는 전화 성능이 훌륭한 스마트폰은 아니었다. 악명높은 안테나게이트 사건도 있었고 말이다. 하지만 아이폰 5s는 전화 성능이 훨씬 좋아졌다. 상대방 목소리가 훨씬 깨끗하게 들렸고, 상대방도 매우 좋다고 했다. 5s에는 5와 같이 잡음제거용 마이크를 무려 두 개나 탑재했는데, 그 덕을 확실히 본다.

 또한 아이폰 5s는 내가 처음 쓰는 LTE 스마트폰인데, 많은 사람들이 요즘 LTE 속도에 대해서 욕을 하지만, 3G에서 막 넘어온 사람으로서는 이게 대체 무슨 불평거리인가 싶다. 이렇게 날아다니는데!!! 내가 사는 서울시 노원구에서 한 번 테스트를 돌려봤는데, 업/다운 모두 20Mbps 내외로 충분히 빠른 속도를 보여준다. 옛날에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 3G를 발표했을 때 “이제 3G 속도가 와이파이를 따라잡고 있습니다.”라고 말했었는데, 이 정도는 되어야 와이파이를 따라간다고 할 수 있겠다.

케이스

뜯은 지 얼마 안됐을 때 모습. 문제는 저게 얼마 못간다는 거다.

내가 웬만하면 액세서리 얘기는 기기 리뷰에서 잘 안 하는 편인데, 특별히 애플이 이번에 같이 내놓은 케이스 얘기를 해볼까 한다. 아이폰 5s 케이스는 프로덕트 레드 케이스 포함 총 여섯 가지 색상으로 나온다. 전체적으로 고급스러운 인조가죽으로 만들어졌고, 애플이 만든 케이스답게 핏도 상당히 좋은 편이다.

그런데 이 모든 좋은 점도 한 가지의 거대한 문제 때문에 묻혀버린다. 바로 때가 너무 심하게 낀다. 원래 가죽이 때가 좀 끼긴 한다. 그런데 이건 껴도 너무 낀다. 사용한 지 1주일이 넘자 조금씩 끼기 시작하다가 3주가 지나니 곳곳이 검게 변색된 것이 보일 정도다. 이건 뭐 아이폰 5s 본체보다 케이스를 더 신주단지 모시듯이 해야할 판이다.

그래서 곧 인케이스 슬라이더나 스냅 케이스로 바꾸려고 한다. 블랙이나 브라운 색상 살 게 아니면 이 케이스는 살 게 못된다.

케이스 점수: 5/10

최종 결론

아이폰 5s는 아직 애플이 스마트폰 전쟁에서 뒤쳐지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해보였다.

올해 애플이 아이폰 5를 기반으로 처음으로 아이폰 라인을 나눴다. 아이폰 5와 같은 사양에 컬러풀한 플라스틱 바디를 입힌 아이폰 5c와 아이폰 5와 비슷한 디자인에 완전히 새로운 하드웨어를 채택한 아이폰 5s.

아이폰 5s는 아이폰 5라는 과거의 외양을 하고 있지만, 내부 사양만큼은 미래를 바라보고 있다. 첫 64비트 모바일 프로세서인 A7 프로세서와 스마트폰 지문 인식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보여주는 터치 ID가 그 좋은 예이다. 이 두 기능은 앞으로  사람들이 해당 기술에 대한 인식을 바꾸게 될 것이 분명하다. 한 발 앞선 생각 그 자체다.

아이폰 5s가 완벽한 스마트폰이냐? 그건 아니다. 아직 잡아야할 버그도 많고, 화면이 작은 것보다도 배터리 용량이 작은 것이 파워 유저들에게는 많이 아쉬울 것이다. (화면이 작은 것은 위에서 내가 누누히 말했지만, 개인의 취향이다.) iOS 7도 좋은 업데이트이지만, 아직 기능 자체만을 따졌을 때 아쉬운 것도 많다. 하지만 이 모든 자잘한 문제들을 뛰어넘는 것은 바로 매일매일 아이폰 5s를 쓸 때 그것이 주는 경험이다. 이 경험은 아직 삼성이나 다른 경쟁사들이 따라잡을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안드로이드에는 안전 모드도 있다며?)

아이폰 5s를 통해 애플은 아직 망하려면 한참 멀었다는 것을 보여줬다.

애플 아이폰 5s
Apple iPhone 5s

  • 타입: 캔디바형 스마트폰
  • 화면: 4인치 IPS “레티나 디스플레이” (640×1136, 2.54cm당 326픽셀)
  • 프로세서: 애플 A7 (1.3GHz “사이클론” 듀얼 코어 CPU + PowerVR G6430 쿼드 코어 GPU) + M7 동작 보조 프로세서
  • 가용 메모리: 1GB LPDDR3 RAM
  • 저장공간: 16/32/64GB
  • 카메라: 800만화소 f/2.2 iSight 카메라 + 120만화소 FaceTime HD 카메라
  • 연결 방식: GSM, CDMA, EVDO, 3G, HSPA+, LTE / 802.11n 듀얼 밴드 Wi-Fi, 블루투스 4.0
  • OS: iOS 7 (2013년 10월 25일 현재 최신 버전 7.0.3)
  • 가격: 88/101/114만원 (16/32/64GB)

장점

  • 여전히 아름다운 디자인
  • 무지하게 빠른 A7
  • 지문 인식을 재발명할 터치 ID
  • 꽤나 좋은 사진을 뽑아주는 카메라

단점

  • 배터리 용량을 좀 더 늘려야 한다.
  • 기능적으로 봤을 때 iOS 7이 가야할 길은 멀다.
  • 자잘한 버그들

점수: 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