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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데스노트』를 보고

July 24, 2015

뮤지컬 『데스노트』를 보고

국내에서 『데스노트』가 뮤지컬로 제작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게 뭔가 싶었다. 만화를 실사화해서 보고 싶어하는 마음은 알겠지만, 그래도 되는 만화가 있고 만화나 애니메이션에서 끝내야하는 만화가 있는데 『데스노트』는 명백히 후자에 속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류크나 L은 만화 속 캐릭터라서 멋졌던 것이고 ’인간은 역시 재밌다’는 대사를 사람이 하는 것은 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홍광호와 김준수가 캐스팅 됐다길래 ‘이거 장난으로 하는건 아니구나’ 싶었다.

어제 뮤지컬을 보고 왔다. 뮤지컬을 보고 나니 염려했던 부분은 ‘생각보다’ 큰 문제는 아니었지만, 다른 문제가 있었다. 류크와 L역을 재미있게 소화해줘서 웃으면서 볼 수 있었는데, 그 긴 스토리를 무대에 옮기려니 후반부에 밀도가 많이 떨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시간이나 한다) 만화로 봐도 대사가 빽빽했던 그 치열한 두뇌싸움을 뮤지컬로 옮기는데엔 어려움이 많았을텐데, 특히 후반부가 그랬다. 원작을 모르고 보는 사람들은 좀 이해를 하기 어려울 것 같다. 나는 만화책과 애니메이션을 봤고 여자친구는 영화를 봤었는데, 뮤지컬은 또 다른 식으로 전개됐다. 그나마 전반적인 설정은 만화쪽에 가까운 편이다. (영화 속 렘이 남자라는 사실에 충격)

후반부가 그닥 치밀하지 않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재미있게 봤다. 말로만 듣던 홍광호와 김준수의 노래를 듣고, 램과 미사로 나왔던 박혜나와 정선아의 노래도 좋았다. 특히, 홍광호와 박혜나가 좋았다. 홍광호는 진짜 야가미 라이토처럼 사기 캐릭터가 아닌가 싶기도 :)

데스노트의 연재가 2006년에 끝났으니, 끝난지 거의 10년이 다 되어간다. 훌륭한 컨텐츠가 얼마나 가치가 있는지, 새삼 깨닫는다. 일본에선 애니메이션, 영화, 뮤지컬에 이어 현재 드라마가 방영 중이고, 옆나라인 우리나라에선 최고 스타들을 기용해서 뮤지컬로 만들었으니. 뮤지컬을 보다 보니 세세한 내용에 대한 기억이 흐릿해서, 다시 원작을 보고 싶어지는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