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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할 수 있는 건

September 4, 2015

내가 할 수 있는 건

머릿속에 복잡하게 남아있는 생각들을 블로그에 쓰고 지워버리려고 한다. 사실 난 지금까지 내가 프로그래밍을 잘한다고 생각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아, 처음 피라미드를 그렸을 때랑 춘천낭만버스를 만들었을 때는 뿌듯하기는 했다.

나는 프로그래밍도 대학교 입학하고 나서 시작했다. 그것도 동아리가 프로그래밍 동아리라서… 아니었으면 전공을 살렸을지 아니었을지 잘 모르겠다. 동아리에서 C, C++, Java, C#, 자료구조 등등 다 배웠다. 좋은 선배를 만났고 지금 생각하면 참 고마운 사람들이다.

그런데 막상 졸업할 때가 되니까 내가 할 줄 아는 건 하나도 없더라. 학교에서 수업시간에 배운 것들. 딱 그 정도, 아니 그것도 조금 까먹은 상태였다. 내가 아는 거로 뭐 하나 만들 수 있을지 의문을 가졌다. 나는 뭘 할 수 있을까?

그러다가 정말 우연히 iOS 개발을 시작했다. 학교에서는 한 번도 배운 적도 없는 Objective-C라는 특이한 언어로. 해보고 느낀 건 언어는 그냥 언어일 뿐이었다. 문법이 다른 거지 결국 자료구조, 알고리즘, 객체지향 개념 같은 학교에서 배운 것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점점 프로그래밍이 재미없어졌다. 왜일까? 내가 할 줄 아는 건 컴퓨터밖에 없어서 컴공으로 진학하고 전공수업은 누구보다 재미있게 들었는데… 생각하고 또 생각해봤다. 문득 떠올랐다.

‘남들과 비교하기 시작한 순간, 나에게 프로그래밍은 재미가 없어졌고, 하나의 공부처럼 느껴졌다.’

할 줄 아는 건 없으면서 잘하는 사람들을 바라보고 부러워했다. 내가 앱을 만들고 간단한 프로그램을 만들어도 남들도 다 할 줄 아는 것으로 생각했다. 만들어지는 것 자체를 신기해하고, 만드는 것 자체에 보람을 느껴야 하는데… 나는 다른 걸 느끼고 있었다. ‘이걸로는 부족하다.’

그래서 발전이 없었다. 사실 생각만 하고 노력을 하지 않았다. 몇 년을 프로그래밍으로 돈 벌고 밥 먹고 살았는데 지금까지 3년이라는 시간 동안 얼마나 뭘 했는지 생각해봤다. 항상 새로운 것에 관심 있다고만 말하고 그걸 해보거나 끝까지 뭘 하나 만들어보거나 한 것이 없었다.

쓰다 보니 너무 길어졌다. 결론은 “그냥 프로그래밍 자체를 즐기기로 했다.” 사실 내가 몇 년이나 프로그래밍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즐기면서, 내가 만들고 싶은 거 만들면서 그렇게. 잘 되면 성공할 거고, 안 돼도 경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서 조금이라도 성장하겠지. 물론 더 노력할 거다. 키보드 위에 손 올려둘 수 있는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