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새해가 밝았다. 정초부터 하루 종일 잠만 자느라 벌써 2일이 되어버렸다. 작년의 회고를 하다가 글 마무리를 짓지 못해 그냥 새 글을 작성한다. 작년 결산은 천천히 하기로 한다. 이러다가 올해 결산하는 날이 오겠지만. 올해의 첫 글은 뭘로 할까 하다가 조금 도발해볼까 생각이 들어 자극적인 소재를 끌어와본다. 새해, 블로깅을 다짐하는 당신에게

우선 쓰라고.

블로깅을 시작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글을 쓰지는 않으면서 글을 담을 그릇부터 고민한다. 블로그를 고민하는 사람들, 특히 개발자에게 있어서 블로그는 쓰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것이다. 다들 웬만한 기술들은 가지고 있다보니 php는, ruby는, css는, 보안은… 블로그는 만들라고 있는 것이 아니라 글을 쓰라고 있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직업병을 감추지 못하고 ‘어떤 블로그를 만들것인가’의 고민으로 빠져버리는 것이다.

블로깅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꾸준히 글을 쓸 수 있는가’이다. 따라서 플랫폼은 중요하지 않다. 가장 자주 듣는 나오는 이야기는 워드프레스가 좋나요, 설치형이 좋나요 가입형이 좋나요 이런 이야기들인데… 그래서 블로깅을 할 수 있는 플랫폼을 고르다가 해를 넘기는 꼴을 많이 봤다. 글을 쓸 의지만 있다면, Day One 같은 다이어리 앱에 써둘 수도 있고, 에버노트에 매일 글을 저장해둘 수도 있고, 하다못해 .md 파일로 만들어 Repo에 저장해두기만 해도 이미 반절은 성공한 것이다만.

특히나 한번에 정착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모든 사람들의 추천을 받고 결국 결정장애에 빠진다. 이건 이게 좋더라, 저건 저게 나쁘더라 등등.. 모든 것이 그렇지만, 자기 마음에 완벽하게 맞는 것은 없다. 하나라도 직접 써보고 나에게 맞는 것이 아니라면 단점을 보완하는 다른 플랫폼을 다시 찾아보면 된다고 생각한다. 처음부터 완전히 나에게 딱 맘에 드는 그런 것을 사용하기란 쉽지 않다. 조금 더 좋은 걸 발견하거나, 남의 것이 좀 더 예뻐보이거나 할 때 하나씩 하나씩 써보면 된다.

만들지 말라고.

이제 막 블로깅을 시작하는 사람들은 직접 만드는 건 지양했으면 좋겠다. 기술력을 갖춘 당신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만들다가 바빠져서 완성을 못하거나 가까스로 완성을 했더라도 글쓰기를 하기에는 이미 지쳐버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냥 쓰면 된다. 쉽게 쓰고, 쉽게 export 할 수 있는 블로깅 서비스들 중에 대표적인 것이 텀블러, 미디엄, 워드프레스닷컴 등이 있다.

종이에 작성한 글이 아닌 이상 데이터는 언제든지 옮길 수 있다. 무식한 방법이긴 해도 드래그&복붙하는 방법이 있고, RSS를 제공하는 플랫폼이라면 xml을 파싱해서 가져올 수도 있고, DB에 접근할 수 있다면 마이그레이션을 할 수도 있다. 나도 티스토리와 텀블러를 워드프레스 닷컴으로 합쳤다가, 지금은 설치형 워드프레스로 옮겨왔다. 물론 이사라는게 쉽지는 않다. 비개발자라면 조금 더 어려울 수 있고, 이사라는게 다 그렇듯이 옮기면서 찍히고 깨지는 부분들이 생기기 마련이지만, 정말 좋은 집을 찾는다면 그 정도의 생활기스는 감수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한다.

도메인 하나 정도는.

다만 내가 당부하고 싶은 것중 하나는 개인 도메인 하나는 가졌으면 하는 것이다. 블로그를 어디에 쓸까 고르는 데에 시간을 쓰기 보다는 자기 도메인 하나를 고르는 것이 먼저였으면 좋겠다. 블로그를 어디에 정착시킬지, 언제 이사시킬지, 어디로 이사시킬지 알 수 없는 와중에도 도메인은 내 블로그를 가르키는 고정주소가 된다. 워드프레스, 깃헙페이지, 텀블러 등은 커스텀도메인을 지원하므로 도메인 하나쯤 사두는 것은 투자효율이 높은 편이다. 나를 브랜딩 하는 것에 있어서 도메인 연간 $10 정도의 투자도 아깝다고 생각한다면 아직 블로깅을 할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걸지도 모른다.

전달할 메세지를 정하고 브랜드를 만든 뒤에는 이를 전달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메세지를 전달할 매체는 여러 종류가 있지만, 소프트웨어 개발자에게는 블로그를 가장 추천한다. 인터넷에 블로그라는 근거지를 만들어라. 블로그는 전달할 메세지를 완벽히 통제하고, 다른 사람의 플랫폼이나 규칙에 얽매이지 않아도 되는 유일한 장소다. – 소프트스킬(길벗)

도움이 필요하다면.

뭔가 꾸준히 글을 쓰는데에 같이 할 사람들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거나, 누군가 잔소리를 해줬으면 한다고 생각한다면 이상한모임 팀블로그 같은 곳에 참여해보는 것도 좋다. 지금은 리뉴얼 중이라 필진 승인이 보류되어 있는 상태지만, 1월 중에 오픈하면서 필진들의 영입이 있을 예정이다. 혼자 끄적거리는 것이 아니라 외부기고를 하는 것처럼 느껴진다면, 누군가가 본다는 부담감에 내용에 신경을 조금이라도 더 쓰게되고, 다른 사람들의 글들을 보면서 블로깅에 자극을 받기도 한다. 봐주는 이가 없다고 생각한다면 글 쓰는 재미가 없지만, 소셜에서 공유되고 수십~수백의 클릭률이 발생하는 것에 재미를 느낀다면 블로그를 계속 할 수 있는 자극제가 될 수도 있다.

minieetea.com 에서 72개의 글을 쓰고 56개를 퍼블리싱했던 2014년에는 45,000뷰가 나왔는데, 39개의 글을 쓰고 32개의 글이 퍼블리싱 한 2015년에는 62,000뷰가 나왔다. 글이 적어지더라도 꾸준히 블로깅을 하면 결국 방문자수도 많아지고 그만큼 내 블로그의 브랜딩도 되어가는 것 같다. 글을 쓰다보니 블로깅 회고도 포함시켜 버려서 2015 회고글은 안써도 되겠지?(어쭈)

PS. 기승전영업이구만! 하는 느낌은 기분탓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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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Christian Schnettel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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