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의 입장에서 이런 책이 굉장히 필요했다. 한 거장 디자이너의 일생에 관한 이야기와 그의 디자인들, 그리고 그의 가치관에 대해 생각할 만한 책이다.
사실 그동안 조금 답답했다. 많은 디자이너들이 생각없이 디자인하고 있었다. UI/UX같은 경우에는 사용자의 성향, 동선, 편의성을 생각하지 않고 화면 구성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하다못해 제일 기본적인 현재 디자인 상황 분석이나 브리핑을 하지 않고, 가이드라인도 읽어보지 않는 디자이너가 많았다.

피터는 북 디자이너이고, 표지를 그저 예쁘게 디자인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책을 읽고, 저자의 생각을 이해하고 그것을 책 표지로 소화시키는 것이 북 디자인의 본질이다. 나는 모든 종류의 디자인이 세부적으로는 차이를 지닌다고 할지라도, 이러한 기본 성질은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UI디자인이든, 그래픽 디자인이든, 산업디자인이든 우선은 그 본래의 사물이나 상황에 대한 깊은 이해를 해야 한다. 이 후에야 이해한 사실과 상황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효과적으로 나타내는 것, 이것이 바로 디자인인 것이다.

Design is not thing looks like, it’s how things works. – Steve Jobs

디자인은 눈에 보이는 것 뿐만이 아니다. (물론 보기에도 아름다워야 한다.) 그럼 그 외에 디자인은 무엇인가? 그에 대한 해답은 Cover에서 찾을 수 있다.

재킷은 텍스트와 세계 사이의 파라텍스트적 중립지대다.

파라텍스트는 텍스트 이상의 것을 뜻한다. 내게 가장 인상깊게 다가온 구절이다. 나는 아직 한번도 북디자인을 진행해 본 적이 없어서 깊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이 책 Cover는 책 표지란 무엇인가 하는 많은 사람들의 막연한 생각을 긁어 주었다.

Cover는 책 디자이너만을 위한 책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픽이나 산업 디자인을 하는 모든 디자이너들이 읽고 배워야 할 것이 많은 책이다. 디자이너 뿐만 아니라 개발자들도 디자이너의 마음을 이해하고 감각을 살리는 데에 도움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