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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 디자이너 없이 게임 만들기 ( 1 – 우리가 만들돠니이잇)

December 15,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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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 디자이너 없이 게임 만들기 ( 1 – 우리가 만들돠니이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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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와 디자이너 없이 만든 게임은 과연 이대로 괜찮을까?

선배는 게임을 만들겠다고 했고 , 나는 동의했다. 그런데 우리는 게임을 만들어 본 적이 없다. 심지어 선배는 기자고 나는 기획자다. 하나의 게임을 완성하기 위한 필수인원 개발자 1과 디자이너 1 이 없는 상태에서 게임만들기… 심지어 발컨트롤로 유명한 내가 게임을 해 본 건 한 5-6년 전 쯤?….

그래도 만들었다. 단순한 게임이지만 !

배운점 몇 가지와 후회한 내용들을 써본다. 지극히 디자이너 일러스트레이터 생 초보의 입장에서 말이다.


 

  •  일러스트는 주인공부터 그리자.당연한 이야기다.  주인공부터 그려야 게임의 전체적인 스타일/분위기의 중심을 잡을 수 있다. 그런데 나는 안 그랬다. 지금 생각해도 제정신이 아닌 것 같은데 ㅋㅋㅋ  NPC 부터 그리기 시작했다.초반 기획만 제대로 했어도 벌어지지 않았을 일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스토리가 먼저고 NPC가 나중인데… 처음엔 기획이고 뭣도 없고 걍 게임만들자 ! 모드였기 때문에 가능했던 단순한 발상…NPC 부터 그리기 시작한 것도 문제인데… 더 큰 문제는 이 게임의 NPC 들은 국적이 모두 다르다는것. 한마디로 제일 그리기 까다로운 이미지가 NPC 였다는 거다. 그냥 애니메이션이면 초록머리 파랑머리 나와도 되는데 이 게임은 좀 ㅋㅋㅋ 인종, 성별, 나이, 성격, 기타 등등이 중요하기 때문

    그래서 그림 스타일이 무려 3-4번이나 바뀌었으며 나는 많은 삽질을 했고 덕분에 그리는건 조금 늘었다 ^^ 와 신난댜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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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일 처음에 그렸던 NPC (캐나다와 아이슬란드 )
    기획이 없다시피 했을 때라 지금과는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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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번째 NPC 독일, 귀여운 느낌을 살기 위해 나름대로 고민해 미애니 풍으로 그림체를 바꿨다. 그런데 이런 그림을 안그려봐서 나라별 특성 살리기가 어려웠다. 결국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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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 NPC (코스타리카, 브라질) 이때쯤 드디어 캐릭터 설명이 붙었다. 덕분에 그리기가 조금 수월,  만화인듯 만화아닌 그냥 그런 느낌이다.

     

    그렇다. 플레이 캐릭터부터 그렸어야 했다.

    <애타게 대통령을 찾아냥!> 의  주인공은 피치와 치즈, 조연은 요정냥이다. 가장 자주 등장하는 캐릭터인데 처음부터 얘네들을 그렸어야 했다. 스토리의 축을 이루는 캐릭터이기 때문에 이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씬이 제일 많은데 ! 게임의 중심인데!

    사실 피치와 치즈 그리기는 어렵지 않았다. 처음에 피치를 그렸고, 그 다음에 그린게 치즈, 캐릭터가 뚜렷하기 때문에 어렵지 않았던 것 같다.

    사족이지만… 그릴 때 가장 중점적으로 생각한 것은 성별을 속이자는 것. 핑크 고양이인 피치는 수컷이고 노란 고양이 치즈는 수컷이다.  이런 의외성은 캐릭터 설명에도 의도적으로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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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피치 (우)치즈

    고양이답게 모든 말 끝에 냥~ 을 붙여서 귀여워 보이는 피치가 사실은 할아버지며 어른스럽고 예의바른 치즈는 어리다.

  • 페인터 프로그램은 같은걸 쓰자.소소하지만…  NPC와 냥이들은 일러스트 스타일과 색감이 약간씩 다르다. 시기상의 이유도 있겟지만 다른 툴로 그려서 그렇다. NPC는 사이툴과 포토샵으로, 냥이들과 아이템 배경 등등은 클립스튜디오로 그리고 포토샵으로 효과만 줬다.존잘은 도구를 가리지 않는다고 하지만 나는 존잘이 아니므로 도구를 가렸다.

    어떤 프로그램이 더 좋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결과적으로 70% 이상을 클립스튜디오로 그리긴 했다) 내 경우에는 프로그램에 따라서 색감이 많이 변했다.NPC 이미지들도 약간씩 색감이 다르긴 하지만 조금 차가운 색감은 사이툴이었고, 따듯한 색감의 그림들은 클립스튜디오다. 이건 개인적인 문제일지도 모르겠지만… 어쩐지 난 그랬다.

  • 톤 맞추기 은근히 어렵다.기획자인 내가 일러스트를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 그린 이유. 처음 시작한게 나라서 끝까지 내가 그려야 했다. 솔직히 내 욕심이다. 게임의 톤을 맞추기 위해서 라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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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pc 끼리는 그래도 느낌이 약간씩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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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템들도 느낌이 비슷하긴 하다. 그런데 NPC와 아이템은 좀 달라보이지 않는지? 선의 색상도 그렇지만 그린 시기가 약간 다르다. 두 그림 사이에는 꽤 많은 시간차가…

     

    한 게임 내에서 톤을 맞춘다고 맞춘거다.

    대개 내가 디자인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것은 디자인의 통일감이다. 카드뉴스도 그렇고, 웹툰도 그렇고 한 작품 내에서라면 같은 느낌이/디자인이/스타일이 지속되어야 한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카드가 나오는 게임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여러명의 일러스트가 그린 것 같은 카드게임 (물론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고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다는건 아주 잘 안다) 근데 우리는 겨우 카드 10장 그리잖아! 내가 다 그리는게 낫다 싶었다. 그것이 잘 그린 그림이던, 아닌 그림이던

  • 그려야 하는 이미지들은 왜 자꾸 늘어나는 거니두명이 게임을 만들고 있다는 걸 잊고있었다. 선배가 개발 전부를, 내가 디자인을 해야 했다.  물론 선배도 일이 엄청 많았는데… 스토리 하나 변할때마다 다시 짜고, 세세하게 오류 체크하고 챙길게 많은데…디자이너의 챙길것은 약간 다르다. 일단 … 보이는 것은 다 디자인이다.UI 디자인과 소소한 이미지들은 그려도 그려도 자꾸자꾸 늘어난다. 화면을 그리고,  화면에 들어갈 부분들을 쪼개서 이미지로 만들고 … 이미지를 쪼개도 또  만들어야 할 이미지가 생기고… 선배는 선배대로 나는 나대로 디테일 해야 했다.

    근데 우리는 둘 다 게임 처음 만들어 보고, 개발자도 아니고 디자이너도 아니잖아. (나는 내 직업을 모른다. 몰라 그냥 직원 ) 디테일하게 챙긴다고 챙겨도 다시 일들이 늘어났다. 심지어 백과사전에 들어갈 일러스트도 그려야 했다

    그래도 이건 좋았다. 선배가 늘 해야 하는 일들을 미리 체크해주는 편이어서 ‘ㅅ’/ 그러고 보니 별 탈 없이 어떻게…  게임을 만든게 신기하다.

  • 싸우지 말자 우린 안싸움 ‘ㅅ’/별 탈 없이 게임 만든게 신기해서 넣은 5번!  우선 내가 선배에게 대들 수 있는… (쪼렙이다)  쪼렙은 맞지만 농담이고 내가 디자인을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중의 하나가 통일성이라면 (이 이야기는 진짜 이 블로그에서 지겹게 했다) 한 때, 기획자 비스무리한 것이었던 내가 프로젝트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싸우지 말자’ 다.개인적으로 나는 ‘네 의견도 맞고, 내 의견도 맞지’ 하는걸 좋아하는 사람은 아니다. 잘한 건 잘한것, 못한 것은 못한것 , 나쁜짓은 나쁜짓 인 편인데 플젝에선  ‘네 의견도 맞을 수 있지만 내 의견도 맞을 수 있어’ 모드가 맞다고 생각한다. 물론 영 아닌걸 맞다고 한다는 얘긴 아니다.

    이건 일인데, 일에서 9:1이란건 별로 없다. 대개 기획자, 개발자, 디자이너가 하는 일들은 3:3:4 , 4:3:2 , 기타등등… 뭐 이런식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한 명이 일을 몰아서 하는 경우도 없고, 한 명만 일을 안하는 경우도 많지 않다. 내 ‘일’은 저 사람에게도 ‘일’이 되고, 저 사람의 ‘일’이 내 ‘일’ 이기도 하다. 한 의견에 집중하다보면 균형이 깨진다.

    그리고 균형이 깨지면 일하기가 참 쉽지 않다.

    그런 면에서 나의 ‘이것저것요것조것’의 잡다한 요구를 들어주신 선배께 감사하며. 끝까지 밸런스를 맞추기에 고집을 부렸던 나를 반성한다. 근데 밸런스는 어쩔 수가 없었어요 선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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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정의 손길로 누군가 플레이 해 주시길 <애타게 플레이어를 찾아냥>

 

끝이 뭐 이렇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