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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천재 이제석 – 타고난 천재가 아닌 노력형 천재

January 8, 2015

광고천재 이제석 – 타고난 천재가 아닌 노력형 천재

워낙 인상적인 광고가 많아서 무엇이 먼저였는지는 기억이 확실하지 않지만, 아마도 아래 광고가 처음이었던 것 같다. 내가 이제석이란 사람을 기억하게 된 것이.

그 후 다른 광고에서도 그의 이름을 보게 되었고, 그 다음에는 또 무슨 광고가 있나 찾아보게 되었다. 어떻게 이렇게 기발한 생각을 할 수 있을까. 그런 호기심에 그의 자전적 에세이인 『광고천재 이제석』을 읽어보았다.

제목부터가 참 자신감 넘친다. 젊은 나이에 세계적인 공모전을 휩쓸어서 인생이 탄탄대로였을 것 같다는 생각이었는데, 예상 밖이었다. 고등학교 때는 공부 못 하는 학생이었지만 미대에서는 수석이라는 반전, 하지만 명문대가 아니었기에 공모전이란 공모전은 모조리 탈락했다. 졸업 후 동네에서 간판쟁이를 하다가 광고를 제대로 공부하기 위해 $500 들고 미국 땅으로 떠났다. 그리고 열심히 공부한 덕분에 세계적인 공모전을 휩쓸기 시작했다. 젊은 날의 인생을 3~4문장으로 써봐도 참 굴곡이 많다. 도대체 어떤 심정으로 비행기에 몸을 실었을지 짐작조차 되지 않는다.

책 전반에 걸쳐 미국에서의 삶이 그려지는데, 정말 지독하게 했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문체도 거칠고 직선적이어서 그런지 더 그렇다. 그런데 그게 과장됐다거나 허세로 보이지 않는다. 책을 접하기 전에 ‘어떻게 이렇게 기발한 생각을 할 수 있을까’ 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답은 심플했다. 정말 정말 고민을 많이 했다. 물론, 타고난 관찰력도 있었겠지만 그것도 고등학생 시절 노트에 만화를 그리기 시작한 시절부터 쌓였을테니 무조건 선천적인거라고 치부할 수도 없다.

미국이란 땅에서 공부해보는 것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는데, 원래 유학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보는 편이었다. 학위를 따러 가는거지, 성장을 하러 간다는 느낌은 없었는데 그게 전문직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지는 느낌이다. 대학 4년을 마쳐도 내 이름 아는 교수 1명 없는데, 이 책에서는 교수와 함께 고민하고 깨지고 칭찬받는 경험이 너무 많이 나와서 생소하게 느껴졌다. 주위에 없어서 그런지 아직도 MBA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

마지막으로, 광고판에 대해 간접적으로나마 배울 수 있었다. 물량공세보다는 아이디어로 승부하고자 하는 고집스러운 점에서 장인 정신도 묻어났고, 배울 점도 많았다. 유행 따라 편승하고, 그저 남들이 알아주는 좋은 것에 끌려다니지 않는다는 점도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정말 마지막으로, 무엇보다 결심을 실행에 옮긴 것이 제일 인상적이었다. 졸업 후에 그는 간판쟁이였다. 뉴욕으로 가겠다는 결심을 실행에 옮기지 않았다면 지금도 간판쟁이를 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만화책 한 권도 집중해서 못 보는 요즘의 내가 앉은 자리에서 다 읽을 정도로 몰입해서 읽었다. 최근에 나온 개정판이 단순 개정판이 아니라 100여 페이지 늘어난 개정판이었다는 것을 방금 알았다. 개정판으로 다시 한 번 읽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