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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까지 끌어쓰는 자기평가 – 이상한모임 99콘 발표후기

June 28, 2019

영혼까지 끌어쓰는 자기평가 – 이상한모임 99콘 발표후기

바야흐로 7월, 상반기 인사평가의 시즌이 다가온다. 다가왔다. 정말+당장 다음주부터 회사에서 인사평가를 한다는 공지가 떴다.

물 들어올 때 노젓기 좋아하는 이상한모임에서는 2019년동안 직장인이라서 겪는 여러가지 주제에 대해 다루기로 했고, 3월 수습생활 / 6월 성과평가 / 9월 이력서 / 12월 연봉협상 이라는 키워드로 행사를 기획하여 진행하고 있다.
직장인이라서 겪는 많은 어려움들이 있겠지만, 상반기 인사평가 시즌에 맞춰 모객하기 좋은 아이템으로 ‘인사평가’ 라는 유례없던 주제를 잡았고, 성공적으로 끝낼 수 있었다.

행사기획을 하고있지만, 내가 발표하고 싶은 내용이 있어서 발표도 무리해서 들어갔다. 근데 정말 무리였다. 회사 프로젝트 때문에 평일에 시간이 없었고, 그래서 행사 전날 밤 10시부터 시작해서 새벽 3시까지 총 5시간동안 내리달린 슬라이드 장인..
이렇게 내용이 많을지 몰랐지만 총 70페이지 분량의 내용이 쏟아졌다. 끝내고 보니 아 썰을 좀 더 풀었어야 했는데, 라고 생각했던 부분들이 있어 많이 아쉽다.

자기평가를 ‘쓰는 것에 대하여’

내놓는 아이템마다 빵빵 터트릴 수 있는 신내림 받은 기획자도 아니고, 회사에 기획자가 나 혼자도 아니기에 회사의 방향성에 따라, 프로젝트의 부침에 따라 나의 성과는 달라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반기마다 인사평가를 거듭할 때마다 들었던 안타까움과 후회는 의외로 다른 곳에 있었다. 함께 고생한 동료들이 나와 같은 프로젝트를 했음에도 평가결과가 다른 것을 보는 것이었다.
어떤 걸 성과로 적어야할지 몰라서, 이건 당연한건데 굳이 이야기하기 민망해서, 별거 아니라고 생각해서…

“진짜 이렇게 낼거야?”
인사평가에 자기평가를 작성하는 건 혼자 작성하는 이력서와 같아서 누군가와 공유하거나 보여주기가 어렵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우연한 기회에 자기평가를 작성하는 동료나 지인들을 봤을 때 기겁했던 기억이 있다. 어떤걸 써야할지 모른단 느낌이었을까. 어떤걸 써야할지 알아도 어떻게 써야할지 모르는 느낌도 있었다. 물론 글을 못 쓰는 경우도 있다. 너무 일만 한 탓이다.

아무리 상대평가라지만..

조직에서 개인의 성과를 평가하는 건 상대평가 같은 거라서 결국 소수의 탑레벨 성과자의 수는 정해져 있다. 그래서 동료의 성과가 낮아지면 내 성과가 상대적으로 높아질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동료의 성과가 좋은 평가를 받아야 하는 이유는 함께 일하는 동료이기 때문이다. 똑같이 고생했어도 지속적으로 낮은 평가결과를 받아들이게 되면 자존감이 떨어지기 마련이고, 함께 일하는 동료의 자존감이 낮으면 다음 프로젝트의 성공을 장담하기가 어려워진다.

모든 동료가 좋은 평가를 받아 내 성과의 순위가 조금 떨어진다 하더라도, ‘우리 해냈어’ ‘다 같이 잘됐어’ 라는 끈끈한 전우애가 생긴다면 그 다음, 그 다음 다음을 정말로 더 잘할 수 있게 된다. 조직 이기주의가 어쩌고 해도, 조직이라는게 혼자 일하는 곳이 아닌 팀으로 일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함께 일하는 동료의 자존감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 내가 대신 써줄 수도 없으니 이렇게 해서라도 우리 손해는 보지말자. 라는 마음으로 준비하게 된 것 같다.

발표 자료

발표자료는 아래 링크에서 볼 수 있다. (자료 공개를 허락해주신 회사님께 감사를..)


  • 발표자료 보기
  • 노파심에 덧붙입니다. 본 발표자료의 내용은 우아한형제들의 인사평가와는 상관없습니다. 저도 아직 이 회사에서 인사평가를 써보지도 해보지도 않았거든요. 개인의 경험에 의존한 내용이니, 참고해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발표 후기

회사에서 드롭시킨 프로젝트는 어떡하나요, 남들이 만든 구멍 메꾸러 다니는 사람은 어떡하나요, 회의만 하면 어떡하나요, 내가 성과를 내도 윗사람이 몰라요, 잡일이 많아서 본업을 못해요, 회사에서 내 일을 우습게 알아요 등등 99콘 당일에 진행한 프라이빗 세션에서 정말 많은 얘기를 나누었다.

이런 문제들은 어쩌면 회사 다니는 처세술에 가까울 수도 있지만, 의외로 처세가 아닌 프로세스가 해결할 때도 많다. 중이 머리를 못깎으니 나도 못하는 것 투성이지만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이런 걸 주제로 잡아봐도 괜찮겠단 생각이 든다.

그나저나. 기생충 짤은 아무도 안웃어줬당… 주위 사람들 다 본 것 같아서 넣었는데 아무도 안웃어서 당황해땅 흑흑… 역시 내 주위에 있는 사람들은 정규분포의 꼬다리인게 분명하다.
그나저나2. 발표할 때 말 떨리는건 어떻게 안되나보다. 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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