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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프라임의 위엄

February 3, 2015

아마존 프라임의 위엄

국내 전자상거래 업계에서 일을 하면 지겨울 정도로 듣는 소리가 하나 있다. “아마존은 이렇게 하는데, 아마존은 저렇게 하는데…” 의 주인공, 바로 아마존이다.

많은 서비스가 그렇지만 전자상거래만큼 지역의 특수성이 미치는 영향이 큰 분야는 없다고 생각한다. 2500원에 전국 하루 배송이 가능한 나라, 3개 업체의 대형마트와 SSM이 전국 구석구석까지 뻗어있는 나라와 미국을 동일선상에서 놓고 볼 수는 없는 것이다. 미국에서 어떤 서비스를 한다고 국내에서 바로 따라할 수 없는 분야가 바로 쇼핑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그루폰 같은 데일리딜이 한국형으로 티켓몬스터와 쿠팡 등의 소셜 커머스로 연착륙했지만 모든 분야가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배송과 멤버쉽이 그렇다.

아마존은 일찍이 Amazon Prime이라는 멤버쉽을 만들며 그 입지를 공고히했다. 아마존 프라임 회원은 비회원 대비 그 수가 매우 적은 편이라 아직도 성장의 여지는 충분하며, 새로운 회원을 유치한다고 해도 추가로 드는 비용은 없다. 이 추세라면 2020년에 1억명의 멤버쉽이 예상되는데, 연회비만 1100억원 수준이 된다.

연회비 액수도 크고, 일반 회원 대비 약 2배 정도의 구매액을 기록한다고 하니 욕심나는 부분이긴 하다. 그런데 하루 아침에 따라잡을 수 없는 영역이 아니다. 판매자가 아마존인 상품에 한하여 무료 배송으로 이틀 안에 받아볼 수 있다. 그리고 음악, 클라우드, 이북, 영화 등 무형 컨텐츠를 무제한으로 제공하고 있는데, 이게 어디 보통 투자로 이뤄진 컨텐츠인가. 단순히 회원을 위한 미끼용 컨텐츠를 구비해놓는 것이 아니라 드라마와 영화 제작까지 나서며 미디어 산업에서도 존재감을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우리나라와는 실정이 많이 다르다. 우리나라는 쇼핑몰에서 무형 컨텐츠를 서비스하는 경우가 거의 없으며 (이쿠폰 제외), 오픈마켓이나 종합몰이나 일반 판매자가 입점하여 판매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쇼핑몰에서 직접 배송하는 상품은 거의 없다. 그나마 백화점 상품이 직접 배송 상품이 될텐데, 백화점 상품은 가격이 고가라서 대부분 무료 배송 상품이다. 이 정도 컨텐츠가 없는 상황에서 연간 10만원 가량의 비용을 받으면서 어떤 차별화 서비스를 해줄 수 있을지가 의문이다.

벤치마킹이라는 이름 하에 아마존을 너무 많이 의식하는 경향이 없지 않다. 아마존의 가장 큰 특이점은 엄청난 개인화와 정돈된 컨텐츠라고 생각하는데, 정작 이 분야에서의 변화는 없다. 내가 처음 업계에 들어온 6년 전이나 지금이나 메인 화면 노출영역 쟁탈전이 가장 치열하다. 실제로 그 영향력이 어마어마해서 그런 움직임이 가치가 없다고 말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진짜 벤치마킹을 하려면 그 본질에 접근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가장 눈에 보이는 아마존 프라임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