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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몬이 간다 – 다이나믹한 창업 일지

February 4, 2015

티몬이 간다 – 다이나믹한 창업 일지

한창 주목 받는 인물이나 기업에 대한 책은 출간 시기를 놓치면 재미없는 책이 되는 때가 많다. 몇 년이 지나 그 책을 읽으려고 했더니 이미 그 인물이나 기업이 하락세로 접어든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일례로 몇 년전에 방영됐던 MBC의 『성공시대』 라는 다큐멘터리 출연자 중 적지 않은 수가 불명예스러운 일로 뉴스에 나오거나 회사가 망했다. 관심있는 책은 일단 위시리스트에 담아놓고 보는 편인데, 카페베네와 티켓몬스터에 대한 책이 위 케이스에 해당된다. 한 때 1등이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대치를 낮추고 봤는데, 그 덕분일까. 정말 빠져들어서 읽었다. 창업부터 리빙소셜과 M&A 하기까지의 과정이 그려졌는데, 초반부의 다이나믹함이 잘 그려져 있어서 소설 읽듯이 편하게 읽을 수 있다. 티켓몬스터가 처음 오픈할 때부터 구경하고 구매했던 고객이기도 했기 때문에, 그 때 당시를 떠올리며 읽을 수 있어서 더 재미있었다.

티켓몬스터에 선입견 같은 것이 있었다. 친인척간 몇 다리만 건너면 삼성 이건희 회장이 나올 정도로 막강한 라인 덕분에 대학생이 50% 딜을 만들 수 있었고, 너무 쉽게 투자를 받았고, 매각까지 탄탄대로였다고 생각했다. 책의 내용이 사실이라는 전제 하에 내가 잘못 알고 있었다. 열심히 발로 뛴 결과 50% 딜을 만들었고, 3일만에 의미있는 수치를 만들어냈기에 투자 이야기가 나왔고, 긴 과정을 거쳐 리빙소셜과의 M&A도 이뤄질 수 있었다. 막강한 백그라운드 덕이 전혀 없었다고는 말할 수 없겠지만, 그와 무관하게 열심히 뛰고 빠른 판단과 실행을 꾸준히 했다는 것은 충분히 느껴졌다.

인상적인 포인트는 이거다. 빠른 결정과 실행, 그리고 꾸준함. 소셜커머스는 지금도 시장이 복잡하지만, 그때는 말도 못하게 심했다. 정말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소셜커머스 사이트가 생겨났고, 거의 모든 종합몰에서 비슷한 시도를 했다. 그런 시장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빠른 결단과 실행이 필요했고, 티켓몬스터는 잘 해왔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너무 인력으로 해결하려는 듯한 느낌이 들어 조금 아쉬웠다. 질보단 양이랄까. 1년 6개월만에 5명에서 770명이 된 것이 자랑거리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영업을 베이스로 한 비즈니스 모델이기 때문에 업체를 만나 계약을 할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그래도 매출액 대비 사람이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든다. 회원수가 60만명을 넘어설 때까지 개발인력이 5명이라는 점이 충격적이었다.

이제 티켓몬스터는 이 책이 쓰여질 때 만큼 핫한 회사는 아니다. 빅 3 중에서 가장 존재감이 약하고, (책에 의하면) 평생 파트너로 함께 갈 것 같았던 리빙소셜에서 그다지 좋지 않은 인상으로 그려진 그루폰으로 재매각된 상태다. 게다가 요즘도 계속 CJ나 위메프, LG유플러스 등이 인수전에 가세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불과 3년 만에 가장 관심 받던 기업에서 매물로 입장이 바뀌었지만, 초반의 그 기세만큼은 인정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초반부 때문에 이 책은 한 번쯤 읽어볼만한 가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