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anpark70: 1년반 전에 이 그림을 그렸다. 그날은 쓱쓱 얼마나 글이 잘 써지던지. 미투에서 밴드를…

November 5, 2013

sumanpark70: 1년반 전에 이 그림을 그렸다. 그날은 쓱쓱 얼마나 글이 잘 써지던지. 미투에서 밴드를…

sumanpark70:

1년반 전에 이 그림을 그렸다.

그날은 쓱쓱 얼마나 글이 잘 써지던지. 미투에서 밴드를 떼내어 새로운 네트웍을 붙이고, 다시 미투를 흥하게 하는 시나리오는 성공을 거두었다고 할 수 있겠다. 비록 이 그림에서처럼 왼쪽에선 미투, 오른쪽엔 밴드가 나오는 앱이 완성되지는 않았으니 내 그림은 절반의 성공이라 해야겠지만.

책얘기 / 음악얘기  / 영화얘기, 오손도손 얘기하던 미투가 지금 봐도 예뻐보인다. 여기서 얼굴도 모르던 사람들이 참 많이 만나서 얘기를 나누고, 모여 공부도 하고, 맘에 맞는 사람들끼리 회사 차려서 성공을 시키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았다.

아이돌 키우는 회사에서 잘 될 거 같은 인디 뮤지션을 데려다 선방은 했는데, 인디는 인디고 아이돌은 아이돌인거였다라는 비유로 설명이 될까. 그 회사에 들어가서 새로운 아이돌도 기획해 보고, 또 새로운 아이돌을 만들어보겠다고 지금 회사를 하고 있다는 게, 저 아이가 가진 미묘한 매력을 좋아하는 분들께 죄송한 마음이 든다.

“미투를 만든 사람으로서, 오늘 소식에 아쉬워 하는, 저를 포함한 미투를 좋아했던 분들께, 그간에 함께 일했었던 미투스탭들께, 갖은 싫은 소리들으며 일했던 미투도우미들께, 미투에서 월급받는 것도 아닌데 미투에 글쓰는게 일이었던 분들께, 지금까지 미투가 있게 해준 네이버께, 고맙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PS : 제가 새로 만든 회사에서 만들고 있는 서비스는 11월말 오픈할 예정입니다. (SNS는 아닙니다)

그들에게는 너무 작았던 무대

20대 후반에 내가 열정을 쏟아서 이용했던 서비스가 있었다. AirBnB 창업자가 “i’m living on the site”라고 했는데 나는 그의 말을 조금은 다른 방향으로 이해할 수 있을 거 같다. 나도 말 그대로 그 서비스에서 살았다. 그 서비스를 통해 열정적인 사람들도 만나고 좋았던 사람도 만나고 한국형의 서비스가 갈 길이 무엇인지도 배웠던 것 같다.

그 서비스가 N사에 인수되었을 때는 지속가능한 개발 환경을 갖추게 되어서 박수를 쳤지만 한편으로는 인수금액에 실망하기도 했었다. 성공적인 인수나 엑시트 사례가 되길 원했다. 그 서비스가 한국 웹의 새로운 장을 열길 바랐다. 서비스를 만든 사람들이 합당한 보상을 받고 한국 웹 서비스의 거두가 되고 멘투가 되고 긍정적인 영향력을 줄 수 있길 바랐다.

하지만 바람대로 되는 일은 없더라. 개발자 들에게 적절한 보상이 돌아갔는지는 내가 알 수 없는 이야기니 뒤로하고. 서비스 자체로 보아서는 N사에 인수된 이후의 행보는 솔직히 조금 실망스러웠다. 연예인 마케팅 등의 그 전에 돈이 없어서 못했던 마케팅 부분은 확실히 좋아졌다. 반면 미투데이 만의 재기나 발 빠름은 없어졌다. 그 서비스는 N사의 흔한 서비스 중 하나로 전락했다. N사 안에서 창업자들의 운신의 폭은 좁았던 것이 아닌가! N사의 블로그와 워드프레스 중 어떤 것을 쓰겠냐고 물었을 때 전자를 선택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뼈 속까지 후자인 사람이다. 나는 사랑하던 서비스가 N사의 흔한 서비스가 된 것에 실망감을 많이 느꼈다.

그러던 중에 나는 “메뉴를 사용자가 만들 수 있는 프로그래밍 가능한 싸이월드”(by 김재석)를 만나서 정신을 빼앗겼다. 칙칙한 파란색 속에 날것의 생동감이 있었다. 나는 결국 그 프로그래밍 가능한 싸이월드에 중독되었다.

마치 첫 사랑인양 점차 희미해 지던 그 서비스는 어느 새 시한부 판결을 받고 내 눈앞에 왔다. 나는 지나간 이들이 기왕이면 성공했으면 좋겠다고 종종 생각했는데 이번에 듣게 된 이야기는 너무 씁쓸했다.

미투데이를 품기에는 네이버가 너무 작았다. (그리고 그들을 담기에도 너무 작고)
비트패킹컴퍼니가 좀 더 넓은 바다에서 마음껏 헤엄쳤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