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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생활 종료

May 20, 2015

직장생활 종료

오늘로 6년 6개월간의 직장생활이 끝났다. 조금이라도 젊었을 때, 조금이라도 책임이 덜할 때, 마음껏 내 일을 해보고 싶은 마음에 퇴사를 했다. 백이면 백 어디로 가느냐고 묻는다. 이직이 아니라 퇴사라고 하면, 거짓말하지 말고 나한테라도 숨기지 말고 말해달라고 한다. 진짜 아니라고 해야 그제서야 믿는 눈치다. 그만큼 무모해보이는 도전일 것이다.
 
빚을 지고서 일을 벌이고 싶지 않아 혼자 하게 됐고, 스타트업이라는 단어를 쓰기엔 세간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것 같아 1인기업, 프리랜서, 창업, 혹은 “어떻게든 혼자서 먹고 살아보려고 해요” 라는 긴 말을 쓰고 있다. 잘못된 선택인지 잘된 선택인지는 결과가 말할 뿐이니, 방법에 대해서는 더 이상 고민하고 싶지 않고 마음 먹은 대로 꾸준히 하는 수 밖에 없게 됐다.
 
이젠 어떤 핑계도 통하지 않게 됐다. 하고 싶지 않은 일을 시키는 사람도 없고, 내 기획안에 반대하는 사람도 없다. 보고나 회의가 많아 일할 시간이 없다는 소리도 할 수 없고, 회식 때문에 퇴근 후에도 내 시간이 없다는 소리도 할 수가 없다. 모든 것에 대해 내가 책임을 지게 됐다.
 
각오는 하고 있었지만 줄줄이 써놓고 보니 그 무거움이 더 크게 느껴진다. 그래도 그 무거움이 싫지만은 않다. 직장인 누구나 그렇듯 할 줄 아는 몇 가지로 연명하고 소모되는 느낌이 있을텐데, 그 감정이 점점 커졌었다. 그 감정에 비하면야 이런 무거운 느낌은 환영하고 싶을 정도다.
 
새로운 시작에 앞서 일단 기분 전환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모레부터 2주간 미국 여행을 떠나기로 했고, 겸사겸사 매일 포스팅하던 블로그도 당분간 중단하기로 했다. 한 번 중단하면 다시 습관 들이기가 어려울 것 같아 어떻게든 이어보려고 했지만 무의미한 발버둥 같다는 생각이 든다. 여행 및 이사 등에 한 달 정도 걸릴 것 같은데, 그 때 다시 블로그에 습관을 잘 들였으면 좋겠다. 생각을 정리한다는 측면에서, 읽은 것들을 내 것으로 만드는데 도움이 많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매우 홀가분한 상태인데, 몇 년이 지나서 이 글을 다시 봤을 때 공허하게 느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렇지 않으려면 그저 잘 하는 수 밖에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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