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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의 행동은 거의 모두 계산된 것이다

November 16, 2015

정치인의 행동은 거의 모두 계산된 것이다

정치인의 행동은 거의 모두 계산되어 있다. 가령 어떤 발언을 했다고 치면 그건 그 발언을 듣는 당사자에게 하는 말이라기 보단 그 말을 다른 경로로 전해들을 사람들의 심리에 영향을 끼치기 위한 것이다. 발언 뿐만 아니라 행동 등의 모든 것이 해당한다.

가령 11월 14일의 시위는 왜 진압했을까? 사실 시위는 성립하지도 않았다. 시위 시작 지점까지 이동하는 것 자체를 막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시위를 강제로 해산시켜야만 할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폭력 시위로 인한 경찰의 부상>이라는 프레임을 토대로 <국가를 위협하는> + <종북 세력>, <빨갱이>라는 키워드를 뽑아낸다. 시위에서 다루려고 하는 내용인 <국정 교과서>나 <세월호>를 이러한 <빨갱이>들의 논지라고 해석되게끔 여론을 조성한다. 이를 위해서는 일단 <폭력 시위>가 성립해야한다.

만약 얌전히 시위 장소에 도착해서 정말 평화 시위를 하고 해산해버렸다면 <폭력 시위>라는 프레임을 더 이상 써먹을 수 없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일단 <폭력>이 일어나도록 분위기를 만들어낸 후, 경찰이나 경찰 버스가 공격받는 장면을 찍어서 <폭력 시위로 인한 경찰의 부상>이란 프레임을 완전하게 만든다. 그리고 언론에선 이렇게 완성된 정보만 보도된다. 물론 이 보도에서 <경찰이 시민에게 물대포를 조준사격>하는 등의 정보는 완벽히 배제된다. <한 농민이 중태>, <앰뷸런스에 물대포> 같은 정보 또한 그들에게 필요한 정보가 아니다. 그들은 오직 그들이 필요한 정보만 꾸려서 <거짓말이 아닌> 보도를 한다.

이것이 <진실이 아닌> 보도라는 것을 아는 사람들도 다수 있겠지만 사실 이번 진압에는 그들은 안중에 없다. 왜냐, 이러한 정보는 <빨갱이>라는 것을 두려워하는 현 정권의 부동층 지지자들로 하여금 더욱 굳건히 현 정권과 그 소속 정당을 지지하게끔 만들어주는 <장치>이기 때문이다. 반쪽자리 보도에 분노할 사람들은 애초에 고려 대상 밖이다. 그렇기 때문에 살수차로 사람을 조준사격 하지 않았겠는가? 그 사람들을 회유할 생각이 있었다면 그런 행동은 절대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시위는 평화로워야 한다> 라는 프레임을 주입받아온 유동층 또한 이것에 영향을 받는다. 이번 시위에서 이슈로 삼았던 부분들에 대한 부정적 여론 또한 자라나게 된다. 사람들은 <어찌되었건 폭력을 쓴건 사실이므로 불법이다> 같은 이야기는 하지만 <폭력을 쓴건 어디 소속의 누구>인지는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다. 정말 평화롭게 전쟁을 하고 있는 투쟁자들은 언론에 실리지조차 않는다는 것은 생각 밖의 영역이다. 물론 <시위에서 폭력을 쓰면 안되는것인가> 내지 <평화 시위를 할 방도는 존재하긴 했는가> 같은 의문은 설 자리 조차 없다.

이것들은 모두 계산된 영역의 문제들이다. 정말 아쉽게도 시위자들은 그 손에서 놀아났다고 말곤 해줄 말이 없다. 이번 시위로 어느 분께선 병원에 실려가 중태가 되고, 많은 분들이 캡사이신 범벅이 되었지만, 그들이 얻은 것은 <빨갱이>라는 낙인 뿐이다. 이번 승자는 국정 교과서 옹호 진영이다. 그들에게 이기려면 좀 더 영리해져야 하지 않을까?

이와 같이 모든 정치적 행동은 계산되어있다. 정말 순수하게 정치인을 믿는 것 만큼 바보같은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 정치는 누군가의 이득을 대변해주기 위한 활동이고, 그 앞에 정치인이 서서 끌고 나가는 것이다. 정치인은 가장 먼저는 자신의 이익을, 그 다음엔 자신을 지지해주는 사람들의 이익을 위해 일할 뿐이다. 투표를 열심히 해야한다는 말만으로는 아무 의미가 없다. 정치인들로 하여금 우리를 같은 편으로 두지 않으면 안된다는 인식을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들의 계산 밖에 있는 사람들은 <국민>의 범주에도 들어가지 못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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