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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우리를 짜증나게 하는 IT기술들

April 5,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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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우리를 짜증나게 하는 IT기술들

이상한모임 멤버들은 매주 한두 개의 토픽을 선정하여 글을 작성하고자 합니다. 개인의 블로그에 작성된 글들을 모아 컨텐츠팀이 편집하여 기획기사로 공동 발행하는 형태로, 참가 자격의 제한은 없습니다. 글타래에 참여하고 싶으신 분은 Slack의 #weird-writing 채널에 조인해주세요. 3월 마지막 주 주제는 “당신을 짜증나게 하는 IT 기술은 무엇입니까?”라는 주제입니다. (이상한모임 컨텐츠팀 발행. 편집 @Kudokun 교정 @raccoony)

너무 많이 알려줘도 문제

정보화 사회라 불리는 요즘은 엄청난 양의 정보가 공유되고 있다. 어떨 땐 너무 많이 공유된다는 생각도 든다. 우리의 스마트폰은 시도 때도 없이 하루에 계속해서 알림을 보내온다. 애플은 2013년 여름까지 무려 7조 3천억 개의 알림을 자사의 기기들로 푸시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알림에 대해서 불만을 가지신 분이 무려 두 분이나 나왔다. @agiletalk님은 “과연 하루에 우리가 받는 알림 중에 정말로 유용한 알림은 몇 개나 될까? 블로터에서 언급한 것처럼 우리는 ‘기술 과잉’ 시대에 너무나도 많은 알림으로 인해 방해를 받고 있는 건 아닐까?”라는 의견을 올렸다.

@ujuc님은 아예 콕 찝어 이메일이라고 답했다. 가진 이메일 주소만 몇십 개라는 @ujuc님은 “가입한 사이트들에서 날라오는 광고 메일, 내가 관심 있는 커뮤니티의 내용을 보기 위해 가입한 메일링 서비스에서 온 메일들이 하루만 안 봐도 200개가 쌓인다”며 “그걸 또 다 읽으려고 도전을 외치며 보다가 지쳐 삭제하는 모습을 보면 짜증이 안 나는 게 신기하다”라고 썼다.

@tamm님은 “새벽 3시에도 전혀 관련 없는 푸시를 받은 적이 있는데, 주변 올빼미들 때문에 내 잠을 보장 받지 못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라며 심야에는 푸시 발송을 피하고 기상 시간 이후에 보내는 방법을 제시했다.

옛날 기술에 목 매달아도 문제

구관이 명관이라는 말이 있다. 사람들이 옛 것을 그리워하며 생긴 속담이라 생각하는데, 물론 IT 제품이나 서비스에도 통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거기에만 매달리는 것도 문제다.

대표적으로 우리나라 온라인 결제가 그렇다. 많은 사람들이 알다시피 우리나라의 온라인 결제는 공인인증서와 액티브X라 불리우는 10년도 넘은 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불만이 쏟아져 나왔다. 을 토로하셨다.

@yukinpl님은 공인인증서의 다양한 문제를 지적했다. 일단 컴퓨터 또는 모바일 기기에 파일 형태로 보관되는 공인인증서는 복사에 취약하다는 것이다. “복사하기가 쉽다는 이야기는 공인인증서를 복사함으로써, 쉽게 다른 이의 신분으로 위장할 수 있고, 도용도 가능하다는 얘기가 된다.” 또한, 1년의 보장 기간은 앞의 복사에 취약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 데이터를 보증하는 기간으로서는 너무 길다는 의견을 냈다.

@lemonade님은 개발자의 관점에서 액티브X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과거에 Delphi를 이용한 윈도우 프로그램 개발을 담당했었는데, 그 프로그램이 액티브X를 이용해 실행되는 것이었다고 한다. 액티브X에 대한 경험이 없었던 @lemonade님은 “Delphi의 환경 문제인지, 액티브X의 문제인지, 개발자인 나의 실수인지 알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문제가 발생했던 기억이 난다”고 했다. 여전히 한국은 액티브X 사용 빈도가 높고, 액티브X가 아닌 척하며 exe 파일의 형태로 배포하고 있기 때문에 “액티브X는 그것을 만드는 개발자로 괴로움을 경험했다면, 앞으로도 향후 몇 년간 사용자로 괴로움을 맛보게 될 기술”이라고 회고했다.

@yeongu님은 아예 ‘한국형’ 기술이라고 정의했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소위 말하는 국내 최초 한국형 기술이라고 하는 것들은 알고 보면 해외에서는 이미 4~5년 전에 유행했던 기술들이 국내에 들어오면서 살짝 한국 정서에 맞게 변형되어 최초, 한국형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게 아닌가 싶다.”

최근에 세무회계 교육을 받기 시작하셨다는 @roye님은 아직도 XP를 쓰는 곳이 있는 것에 놀랐다고 한다. 2012년도에 컴퓨터활용능력 2급 시험을 치를 때도 시험을 본 컴퓨터가 XP라는 걸 보고 곧 바꾸겠지 싶었지만 3년이 지난 지금도 XP로 치른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하셨다고.

보안을 너무 위해도 문제

요즘 같은 시대에 보안은 상당히 중요한 문제다. 요즘 빈번하게 들리는 것이 개인이나 단체가 해킹당했다는 소식이다 보니 보안을 중시하는 회사나 군대 같은 곳은 보안을 한층 강화하게 마련인데, 이것이 오히려 짜증을 유발하는 경우도 생긴다.

@fabulosu님은 회사에서 설치해야 하는 보안 프로그램 이야기를 공유했다. 새로운 보안 프로그램을 설치하라고 해서 설치했더니 예전 보안 프로그램과 충돌하며 하드디스크를 학대하기 시작했고, 결국 완전히 포맷해야 했다고 한다. 이를 개선했다는 버전도 문제는 마찬가지였고, 결국 이전 보안 프로그램은 삭제하라는 공지가 내려와 다시 포맷하고 설치했다고 한다. ‘이 과정을 겪고 난 후 남긴 촌철살인의 한 마디. 한 마디. “마치 공인인증서처럼, 단지 하고 있다는 것을 말하기 위해 하는 것은 아닌지.”

의도만 좋아도 문제

기술은 우리를 편하게 하기는 하지만 오히려 사람들을 짜증나게 하는 경우도 있다. @haruair님은 아마존 광고를 예로 들었다. 아마존에서 살펴보고 결제하지 않은 상품은 메일로, 페이스북 광고로도 계속 노출되면서 구매를 유도하는데, 처음에는 신선했지만 가격을 비교해보고 더 저렴한 곳에서 이미 구입을 한 경우에는 큰 의미가 없어진다는 것이다.

@jjuawesome님은 페이스북이 작년에 메시지 기능을 메신저로 분리한 것에 대해 의견을 냈다. 페이스북은 ‘별도 앱을 설치하는 것이 다소 성가실 수는 있지만, 메시지를 좀 더 빠르게 즐기기 위해서 그게 더 낫다고 판단했다’는 입장을 내놓았지만, 특히 아이폰에서는 페북 앱에서 메시지 탭을 누를 때마다 메신저로 전환되는 것이 정말 눈에 거슬린다고 하셨다. 이 외에 분명히 컴퓨터에서는 웹으로 접속할 수 있는데 스마트폰에서는 무조건 라인 앱을 설치하라고 강요하는 라인프렌즈스토어 홈페이지도 지적했다.

카테고리로 못 묶으니 문제

이 외에도 많은 분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을 짜증나게 하는 문제들에 대해 글을 올렸다. @Kudokun은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지적했다. 매년 새로운 운영체제가 나오는 시대에 이 시스템들은 일부 예외(BMW의 아이드라이브 시스템이라든가)를 제외하면 느린 반응 속도와 복잡한 UI 구조 덕분에 구닥다리 티를 제대로 낸다. 심지어 내비게이션 시스템은 스마트폰이 더 나은 실정이다.

호주에 거주하는 @justinchronicle님은 호주의 열악한 IT 인프라를 꼽았다. . 모바일 인프라는 괜찮은 편이지만 그마저도 통신비가 더 저렴한 MVNO를 쓰면 대역폭이 확 줄어들고, 유선망은 ADSL 수준의 처참한 속도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 매우 짜증난다고 했다.

@raccoonyy님은 주소는 고정되어 있고 내용만 바뀌는 사이트들이 웹의 기본인 검색가능성에 반한다는 의견을 냈다. 미래창조과학부의 설문조사 페이지를 예로 들었는데, 어느 설문조사를 들어가든 URL은 설문조사 메인 페이지로 고정되기 때문에 특정 설문조사 URL을 공유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shia(1, 2, 3)님은 고의로 스크롤링 이벤트를 변경하여 사용자들에게 불편함을 주는 사이트들을 언급했다. 이렇게 임의로 스크롤 위치를을 변경하면 시스템 전반의 스크롤에 익숙한 사용자들이 혼란을 겪는다는 것이다.

@minieetea님은 ID(사용자이름)가 제일 짜증난다고 했다. 보안상의 이유는 이해하지만 불친절한 안내 문구로 인해 로그인을 어렵게 만드는 점, 소셜로그인을 통한 계정의 혼란, ID 규칙 강제로 인해 자주 쓰는 계정을 쓸 수 없는 점, 한 번 생성하면 변경할 수 없도록 만들어 둔 사이트 등이 불편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IT기술분야는 가속도가 붙는 분야다. 편리한 기술 위에 더 빠른 개발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세계적으로 새롭게 등장한 기술들을 적용하면 사람들의 기존의 라이프스타일을 거스르는 일이 생기는 것이다. 반면에 오히려 사용자의 적응 속도보다 기술이 보편화되는 속도가 더 느릴 때도 있다. 기존의 기술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기술을 적용시키려고 낯선 방법들이 강요되기도 하고, 정부의 인터넷 관련 정책에 발목 잡혀 어쩔 수 없이 과거에 머무르게 되는 경우도 생긴다.

사람들의 라이프사이클에서 반 박자 느리게, 반 박자 빠르게. 기술의 속도를 조절하는 일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개발자의 만족이나 정부의 정책들이 우선되기보다는 최종 소비자인 사람들을 먼저 생각하는 적정기술이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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