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스타트업을 선택하는 이유
내가 스타트업을 선택하는 이유
저는 4학년이며 2번의 대기업 인턴을 거쳤습니다. 컴퓨터 전공으로 S사 SI와 또 다른 S사 플랫폼회사에서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한 번은 프로젝트 사이트에서, 다른 한번은 부서에서 일 하면서 많은 분들과 만났고 여러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둘 다 모두 제 분에 넘치는 회사였지요.
제게도 취직 준비생이라면, 그것도 이공계에서 컴퓨터를 전공한 학생이라면 한번 쯤 할만한 생각이 당연히 있었습니다. 대기업이냐 중소기업이냐. 뻔하디 뻔한 주제고, 수십차례, 아니 수백차례 다들 생각해 보셨을테지요. 근데 갑자기 이런 질문이 떠올랐습니다.
– 나는 내 제품을 만들고 있는가?
–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는가?
– 둘다 아니라면, 나는 여기서 뭘 하고 있는거지?
내가 엔지니어라면, 평생 엔지니어로 산다면. 제가 가진 숙명은, 내가 만든 제품을 고객들에게 내놓는 겁니다. 내가 ‘만든’ 제품, 내 철학이 담긴 제품. 그래서 남들 앞에서 부끄럽지 않은 제품일겁니다. 제가 일할 곳은 그런 제품을 만들 곳이어야만 했습니다. 물론 그런 곳은 많지 않습니다. 없어서 직접 만드시는분도 많이 봤지요.
그런데 제 생각에는, 이런 관점에서 볼때 대기업은 내 철학이 담긴 제품 보다는 고객을 위한 제품 을 만드는 곳인 것 같습니다. 수 많은 직원들의 월급과 부대비용을 위해서라면 최대한 이익을 추구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 그 과정에서 ‘내 철학’ 보다는 수 많은 사람이 납득할 수 있는, 다수가 공감할 수 있는 기능들이 들어가야하는건 당연합니다. 반면 스타트업은 규모가 작은 만큼 조금 더 내 생각을 제품에 가미할 수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나 까지는 아니더래도, 우리 니까요. 우리가 만드는 제품! 그건 고객 보다는 좀 더 나 에 가까운 단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생각하는 엔지니어로서의 첫번째 조건을 스타트업은 만족시켜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4대보험과 자녀 대학 비용, 그리고 전세 대출금, 통신 보조금, 자기계발비용. 대기업이라면 제공해 줄겁니다. 근데 사실 저는 아직 미숙하고, 어리며, 잘 모르는, 철 없는 대학생이라서 이런 말이 잘 와닿지 않습니다. 이런 단어들보다 저를 더 끌어 당기는 것은, 하고싶고, 미친듯이 빠져들고, 내가 잘하는 그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었습니다. 퇴직금이나 자녀 대학 등록금, 연금 등을 생각하면 다른 선택이 더 좋을지도 모르겠어요. 근데 저는, 적어도 제 세대에서는 노후가 지금만큼 넉넉하리라 믿진 않아요. 그래서 얼마나 될지도 모르는 내 미래의 행복을 위해 현재를 담보로 잡아두고 싶진 않습니다.
저는 제가 하고 싶은 일을 원합니다. 제 생각과 노력이 녹아든 제품을 만들길 바라구요. 그것이 웹인지, 앱인지 어떤 형태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믿는건. 내가 만들 제품은 이제 까지 시장에 없었으며, 내가 알고 있는 모든 사람들의 생활을 바꾸게 될 것이라는 점. 그런 제품을 만들기 위해 스타트업을 선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