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몰입할 수 있는 3가지 조건
이상한모임 글쓰기 주제로 선정된 ‘몰입’. 내가 몰입을 잘 하는 편이 아니라 어떤 식으로 글을 써야 할지 갈피를 잡기가 어려웠는데, 이번 기회에 내가 어떤 상태에서 몰입하는지 생각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요즘 몰입을 잘 못 하는 것이지, 몰입을 한 번도 안 해본 것은 아니니.
일단, 여기서 말하는 몰입의 대상은 ‘하면 좋지만 혹은 하고 싶지만 안 해도 되는 일’로 한정했다. 해야 하는 일은 데드라인 외에 딱히 생각나는 조건이 없다
하기 싫어 몸을 꼬다가도 결국 해야하는 그 순간이 오면 하게 되기 마련이다. 그래서 ‘하면 좋지만 혹은 하고 싶지만 안 해도 되는 일’에 요즘 내가 몰입하지 못 하는 이유와 한때 몰입했던 당시를 생각해보며 내린 결론은 이렇다. 중독성 있는 방해요소와의 격리, 춥지 않은 날씨 그리고 작은 성공이다.
일단, 중독성 있는 방해요소와의 격리. 현재 원룸에 살고 있는데, 이 작은 방에 만화책이 천권 넘게 있고 영화나 TV 보기에도 적당히 좋게 꾸며놔서 놀려고 마음만 먹으면 한없이 놀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것들에 끌려가지는 않는데, 문제는 컴퓨터다. 생산도구이자 소비도구이기도 해서 안 쓸 수가 없는데, 어느샌가 나도 모르게 컨텐츠를 한껏 소비만 하다가 끝난다. 그래서 카페는 훌륭한 대안이 된다. 일하겠다고 카페까지 갔는데 다른 것만 할 수는 없으니 말이다.
춥지 않은 날씨는 나에게만 해당되는 이유일지도 모르겠다. 손발이 찬 관계로 어느 수준을 넘어가면 아무것도 하기 싫고 주머니에 손 넣는게 마냥 편하다. 몰입을 떠나서 아무 것도 안 하게 된다
그래서 잠깐 침대에 가면 그 날은 종료. 요즘 내가 몰입을 못 하는 이유 중에 하나가 ‘긴 겨울’이 아닐까 싶어, 날씨가 제일 먼저 떠오른다. 최근 몇 년간 무언가를 만들어낸 시점은 항상 여름이었던 것 같기도 하고.
마지막으로, 나에겐 이것이 가장 크게 작용하는 것 같다. 작은 성공. 예상하지 못 했는데 생각지 못했던 반응이 오면, 그게 재미있다. 모르는 사람들로부터 오는 긍정적인 피드백은 일종의 중독성도 있어서, 다시 그 기분을 느끼고 싶은 마음에 또 몰입하게 된다. 사람들로부터의 피드백 뿐만 아니라 지표상으로 성장세가 보이는 것도 포함된다. 굳이 이런 피드백이나 지표가 돈으로 연결되지 않더라도 몰입하기엔 충분하다. 하지만 언제나 상승 곡선을 그릴 수가 없기에 피드백이 끊어지거나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게 되기 마련인데, 그 때가 고비인 것 같다. 끈을 놓게될지 아니면 다시 상승 곡선으로 바꾸게 될지.
몰입은 생산성을 좌우하는 요소이기 때문에, 본인이 어느 조건에서 가장 좋은 생산성을 낼 수 있는지 스스로가 알고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번 #weird-writing 덕분에 어떤 환경에 놓여야 더 잘 할 수 있을지 고민해볼 수 있어서 좋았다. 그런 환경을 잘 만들어 나가는 것은 그 다음 몫일테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