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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적인 비정상을 유지하는 것

April 10, 2015

긍정적인 비정상을 유지하는 것


 
코믹시스트를 운영하며 웹툰들을 많이 등록할 때 『실질객관동화』의 표지(?) 이미지만 본 적이 있다. 그 이미지와 필명만 보고선 작가가 남자라고 생각했다. 뭉툭하게 생긴 남자 캐릭터로 가득 채운 그 이미지만 보면 여성 작가의 그림체라고 생각하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고 한참 후, 조선시대의 이야기를 메신저 형식으로 재구성한 짤들을 우연찮게 보게 되었다. 어지간한 센스와 역사에 대한 관심이 없으면 할 수 없는 쉽지 않은 시도이고, 참 기발한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다. 그냥 누군가가 장난처럼 만든 이미지라고 생각했는데, 그로부터 얼마 뒤에 네이버 웹툰으로 정식 연재가 결정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 두 만화를 그린 만화가 무적핑크가 얼마 전 『썰전』에 출연했다. 의외로 앳되게 생긴 여자 만화가였는데, 말 하나하나가 범상치 않았다. 조선왕조의 역사를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라는 관점에서 바라본 점, 즉 가족의 이야기이므로 『하이킥』이나 『논스톱』처럼 가정 시트콤으로 해석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는 점이나 야사가 아닌 정사를 기준으로 이야기를 구성한다는 원칙 등 보통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약간 다른 이야기지만 예전에 대작스멜이란 팟캐스트에서 만취 작가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그 때와 유사한 느낌이다. (만취 작가는 요즘 드라마로 방영 중인 『냄새를 보는 소녀』의 원작자다)
 
인터뷰 말미에 김구라가 한 말이 있는데, 난 이 말이 너무나 인상적이어서 잊혀지지가 않는다.
 

저는 제 스스로가 정상은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그게 저의 어떤 원동력인데, 이 친구가 굉장히 긍정적인 비정상이라고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 비정상을 계속 좀 유지하시길 바라겠습니다. 어느 순간 돈 받고 이러면 정상이 되거든요! 돈은 받되 계속 비정상을 유지하는 것, 굉장히 중요합니다.
 

 

모두가 똑같은 레일을 걷고, 걷기를 강요당하는 세상에서 비정상을 유지하는 것. 남의 시선이 나의 생각보다 중요하게 여겨지는 사회라서 쉽지만은 않겠지만,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