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틸이 일본의 학생들에게 말한 10가지
『제로 투 원』으로 잘 알려진 피터 틸은 최근에 국내에서도 몇 차례 세미나를 했었는데, 일본에서도 2월에 세미나를 진행했었다. WIRED 매거진과 STARTUP SCHOOL이 공동 주최한 세미나에서, 일본의 학생 한정으로 이벤트를 진행했었는데 이 때 진행된 Q&A를 기사화한 내용이 있어 읽어보았다. 난 당시에도 이 강연을 재미있게 보고 블로그에 글도 남겼었는데,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Q&A가 짧았던 점이었다. 일본 이벤트에는 Q&A가 길게 잡혔는지 여러 가지 질문에 대한 피터 틸의 생각을 들어볼 수 있었다. 원문은 WIRED JAPAN에 올라온 글 ピーター・ティールが、日本の学生に語った10のこと 이며, 앞뒤는 생략하고 Q&A 부분만 전체 번역을 하였다.
1.일본의 스타트업은 기존의 비즈니스 모델과 제품을 모방할 뿐이다. 한 편, 실리콘밸리는 계속해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일본은 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것일까. 그리고 일본에는 어떤 환경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가 ? (학생)
피터 틸 : 일본이 모방만 하고 있다고는 말할 수 없다. 예를 들면, 야후는 미국에서 고전을 하고 있지만 일본에서는 성공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에도 아류작은 많다. 오리지널리티만 있다고 해서 좋은 것이 아니다. 글로벌 테크놀로지 리더가 되는 기업을 목적으로 하면, 사람들이 아직 본 적이 없는 세계에 보여줄 수 있는 가치를 만들어야 한다.
2. 시작부터 세계를 고려해야만 하는가 ? 그렇지 않으면 우선 특정 타겟으로 좁혀야 하는가 ? (학생)
피터 틸 : 특정 타겟으로 좁혀야 한다. 아직 사람들이 하지 않은 것을 해라. 거기서부터 세계로 확대해야 한다. 로컬 계획에서 글로벌로 전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3. 인공지능(AI)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전 청정에너지가 트렌드가 되었을 때 많은 스타트업이 생겨났었지만, 곧 대부분이 사라지고 말았다. 그것과 비슷하게 앞으로의 AI 스타트업의 상당수도 무너지지 않겠나. ‘테슬라’처럼 세계에서 혁신적인 포지션을 차지하고 기업으로 존속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AI스타트업은 무엇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 (학생)
피터 틸 : 확실히 AI는 버즈워드(언뜻 보기에 설득력이 있는 말같이 보여도 사실은 정의나 의미가 애매한 키워드)가 되고 있다. 여기에서 말할 수 있는 것은, 모두가 AI라는 기술 그 자체에만 주목하고 있다는 것이다. 어떻게 해서 비즈니스화 할지에 대한 시점이 부족하다. 소위 ‘AI’가 의미하는 것은 광범위하고 애매하여, 그 자체로는 비즈니스 모델로서 종래의 소프트웨어를 베이스로 한 것만 못 하다. 테슬라를 예로 들면, 차라는 컴포넌트로서는 흔하지만, 테크놀로지와 컴포넌트의 조합이 혁신적이었다. AI에 대해서도 같은 말을 할 수 있는데, ‘AI가 사람을 대신한다’는 생각에는 동의할 수 없다. AI와 사람이 보완하는 그 콤비네이션 자체가 중요한 것이다.
4. 싱귤러리티(기술적 특이점. 미래에 기술 변화의 속도가 급속히 변함으로써 그 영향이 넓어져 인간의 생활이 되돌릴 수 없도록 변화되는 기점)를 이루려면, 비전을 가진 기업이 주체적으로 견인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가 ? (WIRED 편집장, 와카바야시 케이)
피터 틸 : 가까운 장래에 싱귤러리티가 도래하는가에 대해선 명확히 말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싱귤러리티란 소파에 앉아 팝콘을 먹는 것만으로 어느샌가 도착하는, 그런 종류의 것이 아니다. 실현을 위해 사람들이 어느 정도 노력하는가에 달려있다.
그렇다고 하지만, 이 이야기는 실현이 됐을 때 보다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았을 때의 불안 요소가 더 크다고 생각한다.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은, 즉 테크놀로지에 있어서 인류 진보의 정체를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5. 만약에 틸이 현재 22세의 일본인이라면 어느 비즈니스를 할 것인가. (학생)
피터 틸 : 뭔가를 한다면 내 자신이 특기인 것으로, 아직 다른 사람이 하지 않은 것을 할 것 같다. 그리고 그 대답은 여러분 자신이 내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여태까지의 상식을 무리하게 뒤집으려고 애쓸 필요는 없다. 물론, 경쟁상대가 많다는 것은 성공의 가능성도 작아진다는 것이지만. ‘자신있는 것’과 ‘라이벌이 없는 것’, 이 2가지가 관건이 될 것이다.
6.기업가가 되려면, 선천적 재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 (WIRED 편집장, 와카바야시 케이)
피터 틸 : 필요한 것이 있다면, 환경과 재능의 조합이다. 미국에는 기업가 문화가 있고, 사람들이 하지 않는 것을 하고 싶다는 풍토가 있다. 반면, 내가 태어난 독일은, 과거에는 어느쪽이었냐면, 기업에 대해 보수적이었다.
그나저나 ‘기업가’란 다른 단어라고 느껴진다. ‘기업가가 되고 싶다’는 ‘부자가 되고 싶다’와 같고, 막연하고 애매하게 들린다. 중요한 것은 목적의식을 갖고 기회를 놓치지 않는 것, 그리고 만든 회사의 수를 과시하는 것보다도 정말로 좋은 회사를 1개라도 만드는 것. 그것이 ‘기업가’라는 것이다.
7. 나는 외국어학습을 보조하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나의 회사에 투자해보지 않겠나 ? (학생)
피터 틸 : 그렇군요. 유감이지만 갑자기 결정할 수는 없다. 이런 경우에는 소개자가 필요하며, 투자를 결정하는데는 적어도 1~1.5시간은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와카바야시 케이 : 무엇을 기준으로 최종적으로 투자를 결정하는가 ?
피터 틸 : 특별히 기준 같은 것은 없지만, 굳이 들자면 3가지 요소가 있겠다.
우선 테크놀로지가 어느 정도 우수한가. 다음으로, 비즈니스모델이 확실한가. 마지막으로, 창업자들의 인간성이다. 좋은 투자가 될지 망설여질 때는 ‘왜 사람은 그 비즈니스를 좋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자문하며, 다른 사람들에게 아직 인정받지 못한 좋은 기업, 그런 ‘블라인드 스팟’을 찾으려고 한다.
와카바야시 케이 : 피터 틸의 ‘블라인드 스팟’을 ‘스팟’으로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
피터 틸 : 다른 사람이 모르지만, 나만이 아는 요소가 무엇이 있을지 깊게 생각해보려고 하고 있다. 예를 들면, 그 기업가를 잘 알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만약 알지 못 한다면 그것은 투자할 때 악재가 되는 셈이다.
와카바야시 케이 : 그 중에는 기업가 자신도 깨닫지 못하는 것도 있을 것 같은데
피터 틸 : 깨닫지 못 했다거나 깨달아도 잘 표현하지 못 하는 경우가 있다. 나는 그들에게 ‘카테고리에 저항하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SNS’나 ‘클라우드 서비스’ 라든가, 창업자는 자신들의 서비스를 분류하고 싶어한다. 그러나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성장하는 기업들은 창업당시부터 서비스와 제품이 변화하며 확대하고 있다.
8. 어떻게 하면 투자자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나 ? (학생)
피터 틸 : 이야기를 듣기까지 노력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창업가로서 그것은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다. PayPal의 경우, 나는 100회 가까이 투자자들을 만났다. 최초의 50만 달러를 투자받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 그 이후에도, 일례를 소개하자면 중국음식점에서 ‘당신의 회사에 투자해야할지 판단이 안 되기 때문에 포춘쿠키의 점을 보고 결정하겠다’는 말도 들은 적이 있다. 점의 결과는 나쁘지 않았지만 결국 투자는 되지 않았다.
결국, 투자가들에게 있어서도 기업가에게 투자를 해야만 하는가, 그 판단은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그 때문에 기업가가 프리젠테이션을 할 때는 자신들의 장기인 테크놀로지뿐만 아니라 커뮤니케이션에도 주의를 기울이는 균형감각이 중요하다. 자신들의 테크놀로지와 서비스에 자만해서는 안 된다. advisory report를 여러 사람에게 읽어보게 하든가, 당신을 잘 알고 있는 지인에게 소개를 부탁해 제 3자의 의견을 구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9. 정부의 규제와 기업에 대해서 궁금하다 (학생)
피터 틸 : 나 개인으로서는, 규제가 엄한 분야에 대해서는 투자를 망설인다. 보통, 그레이존(막연한 영역)이 있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면, PayPal이 딱 그런데, 아직 규제가 없는 그레이존에서 시작했다. ‘당신들이 하고 있는 것은 은행의 업무와 같지 않은가?’ 라는 질문을 받으면, ‘아니다, 송금 비즈니스다’ 라고 대답했다.
그런 그레이존을 비즈니스 기회로 잡고 기존의 비즈니스를 보완하여 유저의 편리성을 높이는 서비스가 있는 반면, 택시와 음악 등 기존의 업계 그 자체를 붕괴시키는 ‘방해하는(disrupt)’ 서비스가 있다. 이것은 그다지 찬성할 수 없지만, 즉 정리하자면 ‘규제 속에서 자신의 기업을 어떻게 자리매김할 것인가’에 있다는 것이다.
10. 일본의 학생에게, 더 좋은 기업가가 되기 위한 어드바이스를 부탁한다 (와카바야시 케이)
피터 틸 : 기업하는 것에 ‘좋은 시대’도 ‘나쁜 시대’도 없다. 어떤 시대에 있어서도, 사람들이 아직 깨닫지 못한 것에 집중하면, 0에서 1을 만들어내는 것도 가능하다.
보통, 창업가에 대해서 ‘여태까지 팀으로 함께 어떤일을 해왔는가 ?’ 라고 물었을 때, ‘실은 우리들이 알게된지 1주일 됐다’ 고 대답하는 경우는 안 된다. ‘어렸을 때부터 오랜 기간 알아왔다’고 말하는 팀이 더 잘한다. 좋은 우정, 인간관계가 비즈니스를 통해 만들어진다. 몇십년이나 계속된 것 같은 관계야말로, 결과적으로 좋은 것을 만들어내게 된다.
마지막으로, 블로그 글 끼워팔기를 하자면
6번에서 이야기 한 미국의 기업가 정신에 대한 포스팅을 링크하였다. 컬처코드 – 기업가 정신의 근원, 직장과 돈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 난 이 책을 읽으면서 다른 것은 몰라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충격적일 정도로 인상적이었어서 다시 한 번 소개하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