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이직 후 1년

July 8, 2018

이직 후 1년

생각해보니 작년에 이직했다는 보고를 안했구나, 싶어서 연락 겸 이직 후 감상 포스트를 간단히.

(1년 전에) 이직했습니다.

작년 7월 1일부로 쿡패드로 이직했습니다. 소속은 기술부 개발기반팀입니다.
사내에서는 통칭 서비스 개발팀이라고 불리는 여러 팀이 존재하는데,
이 팀들이 원활하게 원하는 서비스를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 개발 환경 전반에 대한 지원(CI, staging 환경, 등등)
  • 사내/외 프레임워크 개발 및 운영(특별한 이유가 없으면 oss 화)
  • 서비스 개발팀 지원(설계 / 코드 리뷰 / 상담)
  • 개발 환경 개선

와 같은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요는 서비스 개발팀이 빠르고 안정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 뭐든[..] 하는 팀입니다.

지금은 개발 기반에서 주로 시스템 분리나 코드 삭제 등의 환경 정비를 하고 있고,
팀에서 제일 무능한 사람 포지션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직 과정은?

딱히 없었구요. 그만두자마자 좋은 기회를 얻어서 모 회사에서 면접 겸 일주일 정도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경험을 쌓은 정도입니다. 끝나고 오퍼는 받았지만 거절했습니다.
이유는 2개인데, 입사 후 하게 될 업무가 동기부여가 안되는 점(꽤 큰 PHP 프로젝트를 Rails 로 재작성),
제안받은 연봉이 딱히 이전보다 오르지 않아서.
재미있었던 부분은 지급받은 맥북은 장식이고, 개발이 전부 서버상에서 가능했다는 부분이네요.
부서 배정 받자마자 맥북을 주면서 ‘여기로 ssh 접속해서 이 폴더를 보시면 담당 프로젝트 코드가 있어요.
그리고 이건 모 도메인으로 연결되어있습니다.’ 같은 이야길 들었거든요.
그래서 저는 ssh 접속 하자마자 tmux 부터 깔았습니다. 네…

거기 거절하고나서는 쿡패드 지원해서 합격 후 고민없이 입사했습니다.
어차피 합격 못하겠지만 쓰긴 해봐야지, 같은 마음가짐으로 썼는데 오퍼를 받았네요.
1년이 지난 지금도 뭘 보고 합격시켜줬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면접 자체는 다른 회사와 딱히 다른 부분은 없었고,
하스켈 요새 보고 있는데 재미있더라구요, 같은 잡담을 30분쯤 했던 기억만 남아있습니다.

1년간의 감상

쓰다보면 한도 끝도없이 길어질 것 같으니 간단하게 정리합니다.

  • (전에 다니던 곳보다) 규모가 크다보니 사람의 장단점이 좀 더 부각되어 느껴집니다.
      • 물론 본인을 포함해서.
  • 신입들의 레벨이 생각보다 많이 높습니다.
      • 정말로 잘합니다. 한국으로 비유하자면 중고같은 (실력을 가진) 신인이 대다수.
  • AWS는 무조건적으로 신뢰할만한 시스템이 아니라는 걸 (경험으로)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 대규모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 git blame -S 는 정말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 외국인이라고 딱히 배려해주는게 없어서 의사소통하는게 의외로 어렵습니다.
      • (현지에서도) 아는 사람만 아는 네타가 여기저기서 튀어나오는게 대표적인 예시.
  • 부서와 관계없이 사내 커뮤니케이션이나 이벤트가 활발합니다.
      • 사교력의 한계를 시험받고 있습니다.
  • 소속 부서가 개발기반팀이라서 정말로 좋습니다.
      • 권한 분리가 꼼꼼하게 되어있다는 구조에서 꽤 강한 권한을 가지고 있는 개발기반은 여러가지로 편리합니다.
  • 모르는건 정말 많고, 주변 사람들은 다들 유능해서 따라가는게 어렵습니다.
      • 막연하게 무능하구나, 하고 생각했지만 이제 예시를 들며 무능하구나, 라고 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 적절한 업무량은 삶의 활력소가 됩니다.
  • 이제 정시 출퇴근하는 회사로는 이직 못할 것 같습니다. 플랙스 근무 정말 최고야…
  • 주변 사람들에게 리얼충이 되었다는 평판을 받고 있습니다.
      • 스스로도 그렇게 보일 법하구나, 라는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그렇다고 리얼충이 되었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 평판은 개인의 명예욕이나 연봉과 관계없이 필요하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 Rubykaigi 2018 LT 참가했던 것도 그런 이유.
  • 체력이 많이 떨어져서 퇴근하면 지쳐서 씻고 멍때리다 잠드는 생활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 놀랍게도 매달 근무시간은 아슬아슬합니다.
  • 일본에 와서 영어력이 떨어졌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 대부분의 기술 정보가 일본어로 해결되다보니, 영어를 쓸 기회가 줄은 결과가 아닐까라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두서없이 (회사와 직접적으로 관련 없는 내용도 포함해) 적었습니다만 대충 이런 느낌입니다.

결론

좋은 기회를 얻어서, 좋은 경험을 쌓고 있습니다.
개선해야할 점도 산더미처럼 있으니 좀 더 좋은 동료가 될 수 있도록 힘내야하는데,
체력이…체력이…